2011년 6월 1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무관심

무관심
 
말세의 징후가 이런 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건가?
얼마 전에는 성추행 현행범으로 검거된 현직 고등법원 판사가 현장에서 명함을 보이며 구명을 청하는 어이없는 짓을 했다는 소리가 들리더니 급기야 성희롱을 항의하는 여성에게 칼을 들이대며 사건을 무마하려 한 뻔뻔한  작태를 뉴스로 접하고 있다.
더 기 막힌 일은 며칠 전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한 여성이 화장실로 끌려가 잔인한 폭행을 당할 때까지 주위의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고 심지어 역무원이나 경찰조차도 관심을 보이지 않은 충격적인 현실이다.  

자신의 과오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건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은 최소한의 인간가치를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까지 놓치는 형국이다. 사회적 문제의식에 대한 무감각증이 양심불량과 인면수심의 범죄행각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큰일이다.
그저 들키지 않으면 된다는 식이다. 실제로 자신의 과오로 인한 결과나 파장으로부터 자유로움을 구가하는 ‘강심장’을 만나기가 어렵지 않다. 사이코 패스 등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다른 사람의 평가에 대해 무심해지는 유형이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물질은 더 없이 풍족해졌지만 저마다의 가슴에 커다란 우물 하나씩을 파 놓고도 갈증의 수위를 높이며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마음 둘 곳 없다고 아우성치는 이 시대  고독한 군중의  현실이다.
 
이렇게 될  줄 몰랐을까?
최소한 이로 인한 폐해가 고스란히 자기 몫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 날 이렇게까지 망가지지 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방치하고 있던 대상을 향해 조금만 더 따뜻한 숨결을 불어주었다면 훨씬   살만한 세상이 될 수 있었을 거라는 이 아쉬움이  나만의 것은 아닐 터다.
어른도 그렇지만 청소년들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상적 성장을 포기한 청소년들이 주변에 넘친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지만 정서적 장애가 우리의 청소년들을  갉아 먹고 있는 모습을 속수무책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이로 인해 학업에 지장을 받는 건 물론 삶의 의욕마저 포기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민이 있어도 함께 나눌 친구가 없고 조언해 줄 선생님과 부모님이 없는 게 현실이다.
급속도로 진행된 극단적 이기주의 현상이  초래한  부작용들을  적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청소년들의 여린 심성을  파먹고 있는 현실을 그저 강건너 불구경 하듯  보고 있다. 
 이 무기력함을 어찌할꼬.   
학교나 심지어 가정의 부모까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생각이다.
관계없는 일에 끼어들어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편을 갈라 공동체적 사안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줄기차게 아이들을 훈육해 온 결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을 위해 우리의 모습을 더 탄탄히 가꿔야 할 때다.
사회적 정의감을 실종시키고 우리 사회를 총체적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이 독성을 남의 일로 간과하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세계무대를 지휘할 21세기 대한민국의 리더십 확보를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열정이 있어야겠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짚을 건 짚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확실한 주관과 사회적 약자를 끌어안는 사랑과 관심 그리고 배려의 덕목도 빠져서는 안되겠다.
그것이 우리 사회전체를 좀 더 경쟁력있고 건강한 사회로 만들 수 있는 리더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측근에 대한 배려도  리더가 갖춰야 할   강력한 덕목 중 하나임을 잊지 말자. 
마음으로 전한답시고  일방통행을 강행한다면  그나마  주위에 포진해 있던 우군마저 잃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또 한가지,  치고 나갈 찬스를 놓치지 않는 센스도 리더에게 엄청난 기회가 된다는 것.
                                             (2011.  6. 1 )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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