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3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살아가면서 주변의 흥망성쇠를 지켜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가운데 남다른 인연을 나눈 사람의 성공은 당사자 못지않은 기쁨을 누리게 한다는 측면에서 특별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회원국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내게 있어 그랬다.
전 세계가 ‘조용하고 당찬 반기문표 리더십’을 인정하고 그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허락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뛸 듯이 기뻤다.
하버드 행정대학원에서 그와 함께 공부한 인연이 못내 자랑스럽다. 더구나 하버드 행정대학원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전 세계가 쌍수를 들어 연임을 환영한 ‘세계 대통령’을 모임의 일원으로 둔 호사를 누리는 셈이니 자신의 일이라도 되는 양 종일 기분이 좋은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처음 유엔 사무총장에 임용될 당시만 해도 카리스마 부재네 뭐네 하면서 그에 대한 여러 걱정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번 방한 당시 그가 동창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연임 의지를 밝혔을 때 확신보다는 기원하는 마음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자랑스러운 우리의 동창이 마침내 자신의 뜻을 이루고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반총장은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낮고 겸허한 목소리로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공동의 해법을 모색하는 반기문 총장의 리더십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무엇보다 그의 훌륭한 달란트가 전 세계 인류의 공영을 위해 쓰일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매일 아침 일을 시작할 때 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마땅한 도리를 하고 있는지 늘 생각하고 여성이나 약자 등 소외계층을 만나면서 희망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수칙은 오래 전 우리가 지켜보았던 그의 모습 그대로다.
하버드 시절, 누구보다 성실했고 겸손함으로 일관하면서 주위에 최선을 다하는 매너를 잃지 않던 신사로서의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도 밝힌 바 있지만 하버드에서 교내 은행에 내걸린 만국기 대열에서 태극기가 빠져있는 사실을 알리자 여러 곳을 수소문해서 기어이 태극기를 찾아내던 그의 성실함을 일찍이 경험한 바 있다. 10살이나 어린 우리들과의 어울림을 마다하지 않고 보살펴주던 마음씨 따뜻한 장형의 모습으로도 기억되는 그다. 때도 없이 어설프고 치기어린 국가관을 토설하는 우리들의 만용을 끝까지 경청한 뒤에야 외교 전문가로서의 자신의 견해를 보태며 조심스럽게 우리를 이끌어줬다.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면 언제고 달려와 서슴없이 잡아주던 맘 좋은 이웃 같던 그와의 인연이 더없이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세대간 갈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개인과 개인이,국가와 국가가 서로 반목하며 미처 다 헤아릴 수도 없는 갈등을 빚어내는 풍경을 보면 이대로 치유 불가능의 상태로 고착되는 건 아닐까 덜컥 겁이 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반기문 총장의 탁월한 조정 능력은 금과옥조로 떠받들어도 결코 무리가 없는 귀한 가치라 하겠다.
중국은 물론 북한까지 쌍수를 들어 그의 연임을 환영한다고 하니 그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다시한번 반총장의 연임에 갈채를 보낸다.
더불어 우리에게도 세대간 갈등의 고리를 풀어내고 좀 더 살만한 세상으로 안내해주는 불세출의 지도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2011. 6. 23)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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