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0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내홍(內訌)

내홍(內訌)
 
원내대표 선출로 촉발된 한나라당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심지어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표류 중인 모양새다.
잇단 실정과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지도부가 비대위를 구성한 문제점을 들어 재인선을 요구하는 측과 그렇지 않은 입장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불명예 퇴진하는 안상수 대표가 당 활로 모색을 위한 비대위 인선을 주도한 자체가 무리이긴 했다. 하지만 당초에 그런 과잉 의욕(?)을 막지 못한 측도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기싸움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 역시   바람직하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코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계파 간 이해관계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이고 보면  한나라당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당 주도권을 두고 저마다 동상이몽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무엇이 급한지 체면 차릴 겨를도 없이 콩 밭에 가 있는 마음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당 곳곳에서 김칫국 마시고 입맛 다시는 소리가 요란하니  딱하고 민망하다.
주류는 주류대로, 비주류는 비주류대로 한결같이 ‘너는 안되고 나만 된다’는 식으로 날선 비방과 독설 속에 상대를 가두기 위해  혈안이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절박감까지 엿보인다.
당 쇄신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그들에게서 문득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게 된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웃음거리가 된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하는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당이 이런 꼴로 돌아가니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우선 당장 민주당보다 뒤진 것으로 나온 지지도 조사 결과만 해도 그렇다.
국민이 한나라당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인 셈인데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 같다. 
이 현실을 아프게 받아들여도 시원찮을 판에 계속해서 이전투구에 매달리고 있다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때를 놓치고 나면 천하의 제갈공명이어도 손 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안에 든 자기 떡만은 내놓으려 하지 않는 욕심이 여전하니 큰일이다.
움켜쥔 손을 펼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를 풀지 못하고 진흙탕 싸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쓴 약사발이라도 들이킬 자세로 당을 위해 살신성인하겠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당 운영을 잘못한 과오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도  없다.  그저 뻔뻔함으로 버티면 능사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싶다. 

우선은 그동안 한나라당을 주도했던 인사들의 겸허한 자기반성이 있어야겠다.
이미 그 부족함을 드러냈으니 혹여 차기 당권에  과욕을 부리는 모습은 온당치 않다.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면 칠수록 모든 사람들을 공멸시키는 민폐를 끼칠 뿐이라는  자신의 한계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순리다.
이번만큼은 신뢰할 수 있는 리더를 제대로 선택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이행해야 한다.
계파 싸움은 당을 살리고 난 다음에나  생각해 볼  일이다.
16대 총선 당시 차떼기 정당으로 낙인찍혀서   식물정당이 되어 근근이 연명하던 시절을 돌이켜보자.
그 때의 천막당사야말로 한나라당을 구원했던 빛의 모처였음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다시는 국민께 신망을 잃는 행동을 하지 않을 테니 제발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해서 얻은  피같은  120석을  그동안 우리가 어떻게  외면하고 오만방자하게 대했는지를  생각하면 얼굴이 뜨겁다.  

그렇게 주신 귀한 국민 사랑을 잘 지켜내지 못한 건 순전히 우리 잘못이다.
염치없지만 다시한번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다.
신뢰받는 리더를 앞세워 다시한번 기회를 달라고 매달릴 수 밖에.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지대하다는 사실을 알도록 하자. 
4대강, 행정수도이전, 과학벨트, 국제공항 등 민심을 외면한 독주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아우르고 설득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내야한다.   홍을  떨치고 한나라당을 회생시키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한나라당에 희망이 있다.
                                                   (2011. 5.  11)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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