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9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승부조작

승부조작

K리그가  조직적으로 승부를 조작해 온 정황이 포착돼 뒤숭숭하다. 
국가대표 선수와 선수출신 브로커가 연봉이 적은 초년생 선수들을  거액으로 매수하는 방법 등으로 게임의 승률을 조작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직폭력배가  배후로  개입한 정황이 밝혀지면서 축구계가 누란지위(累卵之危)로 치닫는 형국이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각종 ‘설’들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팀 자체조사를 통해 문제 선수들을 정리하고  일부 구단의 경우 블랙리스트를 교환하거나 공유했고 몸값을 받기 위해 이름을 빼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리스트에  올라있던  한 유명선수는 한번만 봐달라며 무릎을 꿇고 읍소 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기왕에도 승부 조작 사건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제일 먼저 기록된 승부조작 사건은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발생한 블랙삭스 사건(Black Sox Scaldal)이다. 시카고 화이트 삭스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당시 도박사들에게 돈을 받은 화이트 삭스 팀이 고의적으로 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법정 다툼 끝에 화이트삭스 소속 8명의 선수들을 야구계로부터 영구제명 됐다.
이 밖에도 우리의 올림픽 태권도, FBI 동계올림픽, 이탈리아 축구협회, 그리고 대만의 야구계 등 스포츠 분야는 물론  게임 업계도  탐욕을 진원으로 하는 추문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정황이다. 
그런 걸 보면   승부조작은  확실히  인간의 정서적  차원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닐까 싶다 .    
  
국내 6개의 스포츠 로또 시장규모는 2조원대에 이른다.
보이지 않는 시장까지 합하면 거의 3조원 대에 달하는 자금이 시중을 돌고 있는  셈이다.
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프로의 세계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자금이 검은 세력의 타킷이  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심지어 승부 조작이 당연하다는 반응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마당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염불보다 젯밥에 관심이 쏠리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결국은 탐욕이 화근이다.
룰에 따른 원칙과 신뢰. 수칙이 실종된 대한민국 축구계의 부끄러운 단면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절제되지 않은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허망한 말로를 야기하는가를  보고 있다.  그라운드를 누벼야 할 선수들이 줄줄이 범죄자의 신분으로 수사 기관에 소환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그저 딱할 뿐이다.
  
단언컨대 이번 승부조작 사태가 축구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다.
덕분에 씨름 야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조차   안심지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재발방지를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인간의 자율의지로 해결될 일도 아니어서  그저 마음만  조급해지는 것 같다.
관계 당국이 뒤늦게 축구 토토를 중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양이지만 미흡하다는 불만이다.
좀 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기본적 휴식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의미할텐데 우리의 경우 어느 곳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을 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가존립 철학에 기초한  독특한 문화적 특성이 가미된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일테면 그 자유로운 미국에서 라스베가스와 아틀란타 시티 두 도시에서만 도박을 허용한다거나 새벽 2시 이후에는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원칙을 고수하는 모습은  오래 눈길을 끌만하다.  
그런 모습이야말로 오늘의 미국을 존립시키는 가치이고 신뢰라  할 것이다. 
 
스포츠 로또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전 세계 지역에서  선수들의 복지 향상이나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종자돈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많은 우려를  남겼다. 출처가 불분명한 지하 자본이 1조원에 달하고 또 이 때문에 수많은 선수와 조폭 세력이 얽혀  탐욕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이 땅에서  로또를  없애버리자는  극단적 입장이 낯설지 않다. 
국민들이  땀 흘려 버는 돈의 가치를   알게하고  또  이를 인정할 수 있는  개념을 가르쳐 주는 게 훨씬 생산적이라는 판단이 든다. 실제로 국가의 정체성을 좀먹고 국민의 정신 건강을 해치는 이런 식의  로또 운영은  백해무익이라는  정황이   좀 더 명백해졌다고 볼 수 있다.  요행수에 기대기 보다 정직한 땀이 대우 받는  건전한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는  차원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토토 등이  그동안 우리의 축구발전이나 선수들에게 얼마만큼 기여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영구퇴진 쪽으로 가닥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 싶다.  
페어플레이를 향한  스포츠 정신의  부활을 위하여.
                                            (2011. 5. 28)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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