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3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카다피 다음은?

카다피 다음은?

카다피의 오판으로 리비아 사태가 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수부대와 외국인 용병, 그리고 전투기를 동원한 카다피의 폭압적 대응에 시민 혁명군의 희생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렇더라도 카다피의 독재행각은 이제 그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역사는 결국 민중의 편에 서게 될 것이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이 나름대로의 속도로 길을 내듯 결국 신의 섭리가 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위대의 민주화를 향한 갈망을 해소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대부분 앞서의 독재자들과 비슷한 카다피의 말로를 당연시 하는 분위기 속에서 다음 차례는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있는 형국이다.

역사의 화살이 북아프리카를 넘어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엄밀하게 말하면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도 아니다. 단지 공산당을 3대를 이어 충성하는 ‘교도들’을 주축으로 퇴락한 독재주의의 명맥을 이어왔을 뿐이다.
그렇게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 온 ‘세습 왕조’가 이제 그 명운을 다한 시점에 이른 듯하다.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 같다. 북한 정보에 가장 정확한 위치에 근접해 있는 중국도 이미 북한 붕괴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중국과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현지 소식통들을 통한 것이니만큼 신뢰할 만한 정보다) 중국 언론도 북한에서 정변이 발생할 경우 중국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국 당국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중동의 반독재 민주화 시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초조해하는 북한 김정일의 근황도 듣고 있다. 김정일이 특수기동대 창설을 직접 지시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하는데 군과 보안부를 주축으로 한 내부통제 방식으로 운영하던 북한이 별도의 진압 기동대를 창설한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어쨌든 북한의 붕괴가 기정사실이라면 책임있는 국정 운영자들의 주도면밀한 대비책 마련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중국의 민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보 채널들이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데 단지 어떤 형태로 바뀔 것인가에 대한 견해만 조금씩 달랐다. 중국 공산당 내에 여야가 생기는 정도의 소극적 변화를 추측하는 반면, 미국의 연방공화제 방식 같은 파격적인 변화를 예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중국 당국이 이민족들의 상황 변화에 민감해 하고 있는 개연성에 정보원 모두가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테벳을 비롯한 몽골, 동북삼성, 신장 위그르 등 중국 내 이민족 문제의 뇌관을 건드리게 될까봐 전전긍긍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는 것이었다. 중국 내부의 갈등이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부담으로 남아있는 정황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의 민주화 동향은 북한의 상황 변화를 예측하는 판단 기준이라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중국에 대한 걱정보다는 중국 상황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력의 향배를 더 중요시 여기게 된다.
중국이 북한이나 우리와의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설정하게 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자국의 이익을 철저하게 대변할 괴뢰정권 개념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설정할 수도 있다. 또 자국의 상황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되거나 적극적인 개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우리는 어떤 외교적 스탠스를 취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경우에 따라 중국에 빗장을 거는 정책도 해답이 될 수 있겠다.

도도히 흐르는 세계사적 조류를 인간의 머리나 힘으로 막아내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니 난맥상으로 얽혀있는 현실을 조금은 더 겸허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럼에도 머리는 여전히 복잡하다. 대통령 선거와 북한의 김정은 등극 등 2012년 한반도를 무대로 예고되는 여러 정황들이 나의 고민 게이지를 쑥쑥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시대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 몫의 분량은 스스로 해결해 낼 생각이다.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겠다.

(2011. 2. 23)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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