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6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지구촌 시대

지구촌 시대

호주 브리즈번 시를 방문 중이다.
브리즈번 시 명예대사 직분을 인연으로 campbell newman 브리즈번 시장의 초청을 받아들이면서 생긴 일정이다.

이곳에 와 보니 오나가나 자연재해가 문제시 되는 현실을 절감하게 된다.
유례없는 한파에 이어 때 아닌 폭설 등 이상 기후 현상으로 난감해져있는 우리나라 못지않게 홍수가 쓸고 간 브리즈번 시가지의 충격 역시 간단치 않은 분위기였다.
채 가시지 않은 홍수피해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가지 곳곳에 남아있는 당시의 참화 흔적들이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더 이상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현실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강들의 범람으로 12,000여채의 집들과 2,500개소의 일터가 완전 침수 됐고 15,000채의 집들과 2,500개소의 일터가 부분 침수 되는 등 후유증으로 인한 여파가 확연한 피해의 흔적으로 남아있었다. 60억 달러를 상회하는 재산 피해에 비해 인명피해는 20여명 정도에 그쳤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뉴먼시장은 만나자마자 타이페이나 고베 등 각 도시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관심이 별로 없다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한국동란 16개 참전국 중 하나라는 과거의 역사를 은근히 상기 시키기도 했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 파동으로 온 나라가 근심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사정을 알 바 없으니 서운할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분하게 여러 모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우리 국내 사정을 전하고 이해를 구했더니 금방 알아듣는 눈치였다.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다.
독불장군 식의 셈법으로는 버틸 재간이 없다. 서로 돕고 살아야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기회의 땅인 호주는 눈여겨 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천연자원이나 발전 가능성만으로도 호주와의 관계 설정은 굉장히 중요한 당면과제다.
서호주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제2의 광산개발 붐' 등에 힘입어 연 3%대의 경제성장을 하는 등 호황을 맞고 있는 호주 경제 사정도 호주의 가치를 높여주는 정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민 도 호주와의 적극적 유대형성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호주를 상대로 강력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반해 아직도 미흡한 실정인 우리로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100만을 육박하는 중국인 이민자에 비해 한국의 이민자 규모는 이제 겨우 10만 문턱을 넘었을 뿐이다)
백호주의로 폐쇄적 이민정책을 견지해왔던 호주가 문호를 개방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1000만명을 육박(그래봤자 우리 수도권 인구 정도에 불과하다. 남한 면적의 80배에 달하는 호주 전체 면적을 생각하면 인구밀도 차이를 확연히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하는 호주의 인구 증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게 된 것도 적극적인 문호개방 효과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는 집권 노동당을 중심으로 ‘인구를 빨리 늘려 경제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러드 전 총리의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 대신 이민자수를 제한하기도 했는데 인구감소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이후 숙련공 위주의 이민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바꿨다.
호주와의 유대를 강화하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긍정적 사인이다.

켐벨 뉴먼 시장은 엔지니어 전문의 군인 출신으로 특유의 꼼꼼함과 겸손함을 강점으로 하는 동양식 사고를 소유했는데 유연한 사고력 못지않은 적극적 시정 운영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거침없는 소신으로 자신의 인간적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리더십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그런 켐벨 뉴먼 브리즈번 시장으로부터 열정의 리더십을 발견하게 되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 다. 이번 홍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열정적으로 일처리에 임하는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홍수가 도시 전체를 불행에 빠뜨리긴 했지만 뉴먼 시장 개인에게는 결과적으로 호재가 된 셈이다. 그 덕분에 성공적인 홍수관리 치적에 대한 긍정적 평판이 그의 재선 가도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브리즈번 시의회에서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켐벨 뉴먼 시장의 리더십을 모델로 스피치 자료를 정리했다. 강연에서 서로가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줘야 하고 위기관리 국면에서 리더십의 진가가 드러나게 되는 세상 이치를 새삼 강조했는데 참석자들도 크게 호응하는 분위기였다.

브리즈번 시는 오는 6월, 아시아태평양지역 지방도시 정상회의(Asia Pacific Cities Summit)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2년마다 열리는데 2009년도에는 우리의 인천광역시가 주관해서 화제를 모았던 기억이 난다.
내게도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는데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호주와 무역교류에 관심 있는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기업들을 위해서 상업성장, 무역 파트너십 및 경제적 성과를 내겠다는 그의 의욕과 각오가 대단한 것 같았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지자체와의 교류가 원활하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브리즈번 시는 대전시와, 퀸즈랜드 주정부는 경기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생각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대전시장의 경우 소속 정당이 바뀌고 나니 예전보다 더 소통에 애로점이 많아졌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명예대사로서 나의 역할이 필요한 대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와의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 역량을 커질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양국 도시를 잇는 원만한 완충 역할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이 아닌가 싶다.
지구촌 시대의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멋지게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1.2.1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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