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1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봄이다!!

봄이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차고 매서운 추위가 살을 에는 듯해서 봄이 온다는 생각보다는 어떡하든지 동장군의 손길을 피해야겠다는 소극적인 생각으로 이 겨울을 보냈다. 그 순간들이 생애 전부라도 되는 양 이대로 다시는 벗어날 길이 없을 것 같은 절박감으로 고립무원의 고독에 짓눌려 지나온 시간들이었다. 그 무엇도 염두에 둘 여유조차 없이 동토의 세상을 산 셈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세상이 달라졌다.
맹위를 떨치던 추위는 간 곳 없고 완연해진 봄기운이 노래하듯 온 천지를 감싸고 있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봄이 오는 소리가 온 천하를 울리고 있었다.

인간의 속성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특정 이슈 앞에서 함몰돼 버리고 마는 내 모습을 본다. 매 순간마다 다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는 그 집중력과 단순성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평생 군인으로 살기라도 할 것처럼, 평생 학생의 신분으로 살아갈 것처럼. 평생 젊은이로 살 수 있을 것처럼 고정된 레퍼토리에 얽매여 있는 모습 일색이다.
저마다의 인생을 통과하게 돼 있는 순례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그 때마다 신열 속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인간의 그 미욱한 한계가 안타깝다.
찰나에 지나지 않을 특정 순간을 항구적인 상황으로 규정짓고 싶은 욕망이 착각을 불러오는 것 같다. 더군다나 자신이 현재 속해있는 ‘상황’을 압박하면 압박할수록 개인이 확보할 수 있는 미래의 자유 영역을 그만큼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관관계를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임에랴.

인간이 처한 그 어떤 상황도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인간사의 모든 희로애락은 연극 무대의 설정이 전환되듯 바뀌게 돼 있는 삶의 질서를 미처 알지 못해 벌어지는 돌발적 해프닝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아무리 밤이 깊어도 새벽이 오고, 아무리 혹독한 추위도 봄을 몰고 오게 돼 있으며 아무리 끝 간 데 없는 질곡의 나락이라 해도 종국엔 환희와 기쁨의 새날이 오게 돼 있다.
그것이 인생의 비밀이 아닐까 싶다.

요즘 들어 자신을 돌아보면서도 생각이 많다.
참 힘겨운 날들을 잘 이겨냈다는 안도감이 있는 반면, 그래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꿈을 가진 사람치고는 그저 현실을 대처하는데 급급해 세월을 흘려보낸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솔직히 있다. 세월을 낚는 동안 미래를 좀 더 적극적으로 설계하지 못했다는 미련에 뒷덜미를 잡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 될 건 없다. 지금 시작해도 괜찮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전진의 시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 아침,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나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더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각성으로 마음을 다 잡아 본다.

봄이다!!
뚜벅 뚜벅, 저기 봄이 오고 있다.

(2011. 2. 21)
....홍문종 생각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