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4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안녕히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하와이에 있는 동안 양정규 전 의원님의 부음을 접했다.
가끔 병원에 다니신다는 말씀은 들었는데 그토록 위중한 상태였는지는 몰랐다.
생자필멸이라지만 가깝게 지내던 이들의 부고는 늘 처음 겪는 것처럼 날 선 아픔으로 다가온다. 헌정회 회장으로 늘 왕성하게 활동하시던 모습을 지켜봤던 터라 이렇게 서둘러 우리 곁을 떠나게 될 줄은 몰랐기에 더 서운하고 황망해지는 마음이다.
고인과는 15대 국회에서 동료의원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보통은 국회를 떠나면 소원해지기 일쑤인데 우리는 얼마 전까지 자주 만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만남으로 그 인연을 이어갔다. 적지 않은 나이 차이에도 격 없는 대화가 가능했던 건 넉넉하게 주위를 품어주시던 양 전의원님의 인품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헌정회 회원이신 아버지와도 허물없는 사이로 지내셨던 터라 ‘아버지는 형님뻘이고 아들은 막내 동생 같으니 웃기는 족보’라는 우스개로 우리를 웃겼던 일도 있다.
정감 넘치던 고인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고인은 주변 사람들의 일이라면 언제나 발 벗고 나서길 망설이지 않던 사람이었다.


언젠가 제주도에 경민 학교 연수원을 지을 때도 정 많은 품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시며 세심하게 도와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고인 덕분에 당시 도지사까지 나서서 연수원 진행 과정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주었다.


너나없이 모든 사람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공감하는 그를 보면 다선의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분명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능력이었다.


고인을 우리는 양두목이라고 부르며 따랐다.
느닷없이 맞게 된 두목의 부재로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겠다.
정치는 물론이고 세상 일을 격의없이 상의드릴 수 있었던 큰 어른을 잃은 상실감이 만만치 않은 파동으로 내 마음을 흔들어댄다.


그래도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는 드려야겠지.






두목님처럼 지역이나 연령이나 신분차이를 가볍게 뛰어넘고 모든 사람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다짐하나 얹어서.


우리의 영원한 두목님.. 영면하소서. (2011. 10. 1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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