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2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금벅지 예찬

금벅지 예찬


"한국 빙속의 성공에는 별다른 비결이 없다. 고된 훈련이 보상받았다. 행운이 아니다"(로이터통신) "막강한 금메달 후보를 제압한 충격적인 승리였다"(AFP통신) "한국이 스프린트 스케이팅 메달을 싹쓸이했다"(UPI통신)



모태범, 이상화, 이정수... 막내들이 일으킨 ‘이변’에 대한 외신의 반응 속에 우리의 할 말이 다 들어있는 듯하다.

승리의 감격에 겨워 태극기를 꺼내든 이들의 세레모니는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지켜보던 지구촌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오랜 체증이 해소되는 듯한 짜릿함도 있었다. 그 어떤 드라마가 주는 감동이 이보다 더할 순 없다. 우리나라 동계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과 아시아 최초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 쇼트트랙 2연패라는 전적으로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빙상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그들의 나이가 불과 21세다.

동계 스포츠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금밭을 일궈 어려워진 경제로 수심에 잠겨있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감로수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준 어린 그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아무래도 우리의 국운이 마구마구 잘 뻗어나갈 듯한 기분이다. 아무리 정치판이 혼탁하게 돌아가고 청년실업과 경제난이 가뜩이나 무거워진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어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이 쑥쑥 솟아나고 있다. 별 기대하지 않았던 가운데 전해진 청량제 같은 낭보라 그 기쁨이 더 배가되는 것 같다. 이 모두가 우리를 신명나게 기운을 북돋아 준 밴쿠버 경기장 소식 덕분이다.

너무도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러운 젊은 그들이다. 미래의 동량인 그들의 꿈이 훨씬 구체적인 실체로 공감되는 일체감을 느낀다. 안심하고 넘겨줘도 너끈히 제 몫을 다할 수 있을 것 같은 든든함을 준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큰 꿈이라고 해도 허황되다는 생각보다는 실현 가능할거라는 믿음이 앞선다.

설사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해서, 뚜껑을 열어보지 않았다고 해서 두려워하거나 미리 포기할 필요도 없다. 미개척 분야라고 해도 그것이 무엇이건 하나하나 미래를 시작하는 자세로 도전해보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며 최소한 우리에게 또 다른 가능성과 희망을 준다는 점만으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금메달을 이변이라고 하지만 결코 우연한 기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고 일곱 살 때부터 뛰었고 악바리 별명이 붙은 것만 미뤄봐도 그들이 거둔 오늘의 영예가 어쩌다 얻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세상의 이변은 없다. 사실 모태범의 첫 금메달 소식이 전해질 당시만 해도 그의 금메달을 예감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준비된 이변이었고 예상하지는 못했으나 이것 역시도 준비된 금메달이었다는 사실을 모태범의 두 번째 메달에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뭏든 막내들이 최고다.

오래 전 초선 국회의원 시절, ‘21세기의 징기스칸은 대한민국으로 부터 나온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한국의 교육미래를 준비하자고 주장한 적이 있었다. 그 때만 해도 비록 호기롭게 소신임을 내세워 버틸 수 있기는 했지만 약간은 공허하게 들린다는 동료의원의 애정어린 충고 앞에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내 가슴이 그 때처럼 마구 설레이고 있다. 20여년 전 부터 품어왔던 나의 생각들을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조짐들이 좀 더 구체적인 윤곽들로 눈에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만 해도 미국의 포니가 들어올 무렵인데 애초 말도 안되는 소국인 몽고가 세계대제국 건설을 이뤄낼 것으로 짐작하지 못했던 것처럼 조그만 우리나라에서 중동에 한국 건설 붐이 일어나 한국 건설 기술자들의 놀라운 내공을 선보이고 있고 동유럽에 이제 막 한국의 존재가 막 알려지기 시작할 즈음의 주장이니 만큼 주변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일만 했다. 그러나 내게는 분명 대한민국이 세계를 몰아치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었다. 그런 만큼 징기스칸론을 주장하기에 주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인간은 자기 일생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고 국가는 세기마다 한 번씩의 도약이 가능하다고 하기도 한다.

20세기 초 나락으로 떨어졌던 대한민국이 이제 21세기에 들어 국운 융성의 호기를 맞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이 블러그를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보다 더 큰 조짐이 어디 있겠는가.

이 조그만 동방의 나라에서 각각의 분야마다 일정한 원칙과 기준을 세워 점차적으로 평정해 나갈 수 있다면 그리하여 IT, 자동차, 전자 등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문화 예술 분야가 두각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21세기는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를 생각만 해도 흥미롭다.


이제 막 확산일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 국운이 전성기를 누리게 될 꿈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국운의 확산은 이제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건희 회장이 대한민국 정치가 4류라고 질타한 게 불과 얼마 전 일이다. 그의 지적대로 정치가 행여 모처럼 정말 모처럼 다가온 대한민국 국운 융성의 계기를 좌절시키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판은 오늘도 밀어붙이니 싹을 자르니, 해가면서 그저 서로 죽이지 못해 혈안이 돼 있어 화색이 돌고 있는 우리 국운의 발목이나 잡지 않을까 걱정이다.

제발 정신들 좀 바로 챙겼으면 좋겠다. (2010.2.19)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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