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9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말 빚

 말 빚  


여러분은 살면서 본의 아닌 말빚으로 곤혹을 치른 경험이 없으신지요.
직접 겪어보니 말이란 게 인간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알겠습니다.
덕분에 말은 아무리 조심해도 부족하지 않다는 교훈을 가슴에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며칠 전 팔순 노모께서 전화를 주셨는데 ‘왜 사람들을 나쁘게 평가해서 구설에 올랐느냐‘는 걱정이셨습니다.  
제 이름이 거명된 한 신문 칼럼이 어머니를 많이 놀라게 한 것입니다.
죄스런 마음으로 바빠서 미처 챙기지 못한 기사를 읽어보니 애초의 의도에서 한참 변질된 내용으로 제 발언이 인용되어 있었습니다.
솔직히 읽는 순간, 진의를 모르지 않았을 텐데 개인적인 반감이 작용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에 발끈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내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그런 해석도 있을 수도 있다는 쪽으로 정리가 됐습니다.
      

그렇더라도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정확한 진의를 밝히고자 합니다.
그것이 올바른 도리일 것 같습니다.
저는 결코 오세훈 전시장님이나 원희룡, 나경원 전 의원님을 욕되게 하거나 폄훼할 의도가 없었습니다. 평소 이 세분의 무한한 정치적 가능성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고 있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단지, 아무래도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하는 박원순 시장님보다는 당선 가능성에서 불리할거라는 당내 걱정을 전하면서 선거에 관심이 있는 당내 인재들이 더 많이 분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솔직히 정치 전면에 나와 있지 않는 분들을 거명하고 평가하는 자체가 당사자에 대한 정치적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생물 정치 지형에서 누군들 내년 6월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그 때가서 박시장님 입지가, 제가 언급한 세분에 대한 국민 평가가 어떻게 달라질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저에게는 자타가 공인하는 ‘오래된 장점’이 있습니다.
스스로 밝히기가 좀 그렇지만  사람들의 장점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일을 푼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주변 분들로부터 ‘‘홍문종’은 어떻게 해서든 남의 단점을 짚어서 찍어 내리기 일쑤인 정치판 인심에서 다른 사람의 장점을 부각시켜 함께 하는 정치를 지향한다‘는 평가를 들어왔습니다.
저 자신도 그 평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매번 자신을 돌아보며 채찍질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제가 장래가 촉망되는 후배 정치인들을 깎아내리는, 그것도 언론에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어리석은 짓을 했다니요?   그렇게 해서 제가 무슨 이득을 얻는다는 건지요?
더구나 저는 우리당이 내년 선거를 성공적으로 잘 치러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사무총장직책을 받은 사람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잘못은 불민한 저에게 있습니다.   
혹여 저의 말빚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셨다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2013. 6. 7)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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