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0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검증인가, 음해인가



검증인가, 음해인가


대선의 계절, 대표 주자를 가르는 여야의 경선 현장이 열기로 가득하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치열함으로 치자면 삼복의 폭염이 무색할 정도다.
후보 검증을 명분으로 한 ‘뭇매’가 매서워지는 것도 자연스런 풍경이 되고 있다.  특히 선두주자에 집중되는 검증의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지켜보는 입장에서조차  위태로움을 느낄 만큼  참혹하고  살벌한 검증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일정한 직위에 오르기 전 엄격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하물며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야 말할 나위 없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고 겸허해지도록 다듬는다는 점에서  검증의 순기능이  더더욱 돋보이는 과정이라  하겠다. 또 직무수행에 있어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는 부분도 검증의 긍정적 평가를 공고히 해주는 배경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상대후보를 음해하는 ‘무책임’까지 허용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추문을 동원해서 경쟁자를 끌어내리려는 일부의 몰지각한 시도가   공공연히 자행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정당한 경쟁보다는 비정상적 수단으로 상대의 우위에 서고 싶은 비열한 욕망이 분출되는 뒷모습이 그렇게 추할 수 없다. 종종 그 빤한 속셈이 스스로를 저격하는 부메랑으로 되돌려지는 현장을 목격하면서도 근절될 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다.  
한번쯤 깊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건  검증을 빙자한 음해가  대선판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모월간지 인터뷰를 통해 대선주자로 나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비방했다가 곤경에 처한 김현철씨 경우만 해도 그렇다. 유력 대통령 후보를 추문의 주인공으로 만들어놓고 꿀 먹은 듯 침묵을 지키고 있는 그의  분별없는 행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발언을 부인하다가 인터뷰 당시의 녹취록이 존재한다는 말에 태도를 달리했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으니 대통령 자제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생겼다.  해당 언론사는 이미 ‘정정보도문’을 통해 그의 무책임한 처신을 기정사실화 시킨 마당이다.
그런 그에게서 잦은 실언으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는커녕 저자거리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인 그의 부친의 모습을 보게 된다.  당분간 닮은꼴 명성으로 유명세를 타게 됐으니 누굴 원망하겠는가.  순전한 자업자득인 것을. 
그 부끄럽고 안타까운 현실을 어찌 처리할지 알 수 없지만 답답한 일인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인간은 신이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있고 문제점도 따르게 돼 있다는 지론을 펼치던 정치권 선배를 생각하게 된다.  상대방의 실수나 잘못을 까발려 얻는 정치적 이득은 일시적일 뿐이니 미련을 두지 말라던 그의 조언이 절실하게 와 닿은 요즈음이다.  
오로지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전부인 사람들에게는 상대방의 장점과 경륜을 높여서 얻는 에너지가 참된 저력이라는  경구는 아무런 자극도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챙기지 않는 그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조언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긍정의 에너지를 모아 사회전체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모두가 함께 동참하다 보면  어느 결에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해처럼 품고 있다.  

여야 합쳐 열 명이 넘는 후보군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선거판에서 다시 세상을 본다.
너나없이 오점과 실수로 점철된 삶이 거기 있기에 희망의 매듭도 다시 다질 수 있는 것 같다. 
아무리 험한 정치판이라도 남의 약점이나 실수를  득점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  설자리가 없도록 만들면 된다.   사사로운 이해득실에 양심을 팔 게 아니라 타인을 격려하고 북돋아주는 에너지로 주변을 챙기는  관심과 배려가  인간의 삶을 얼마나 가치있고 풍요롭게 만드는 일인지  깨닫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가뜩이나 정신없는 판인데  숨겨둔 자식이 있네 없네, 재산이 많네 적네  하는 네가티브로 혼탁한 세상,
뛰어난 능력이나 정책의 차별성으로  국민의 화합을 설득할 수 있는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한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2012.  7.30) 
...홍문종 생각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