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4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수상한 여론조사

수상한 여론조사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드디어 대통령직에 관심이 많은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공식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라 놀랍지는 않았는데 도지사를 사퇴하느니 마느니 오락가락 행보와 경선 룰 시비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모양새가 솔직히 불편하다는 생각이다. 거액의 뇌물수수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뇌물 용처와 관련한 폭탄발언이 청와대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는 정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18대 대선 후보 경선 때에도 경선 룰을 둘러싼 그런 요구가 있었다. 홍준표 당시 혁신위원장이 국민 참여 폭을 50%까지 올려 정비해 놓은 당헌당규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판단 하에 시작한 샅바싸움이었다.
결국 박근혜 당시 경선후보는 당헌당규를 뜯어 고쳐 만든 경선 룰 때문에 당심에서 이기고도 1.5%의 표차로 대통령 후보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그녀의 통큰 모습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그들이 외면한 정치판에서 희망을 보게 했다.

그 때의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 또 경선 룰 바꾸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면면을 보니 당시 경선 룰로 바꾸는데 책임있던 분들인데 다시 경선룰 타령을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다. 힘이 달리니까 음해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박대표 자신이 경선룰 때문에 탈당한 전력이 있다고 공격했는데 진실과 거리가 있는 내용으로 밝혀졌다.
국민과 당원과의 약속을 오로지 개인의 안위를 기준으로 손바닥 뒤집듯 마음대로 하려는 속된 이기심을 낱낱이 드러낸 셈이다. 그야말로 한번 내질러 본 견강부회의 도발이었다면 몰염치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룰과 원칙은 적용대상의 성향이나 관점, 유불리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다.
더구나 정당의 헌법기능인 당헌당규의 독립성은 아무리 존중의 강도를 높인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적어도 정치를 하고자한다면 최소한 자신의 선택이 남긴 흔적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오늘 자기의 주장이나 선택이 또 다른 미래의 순간에는 어떻게 비춰질까 정도는 짚고 있어야 한다.
오늘 날 박근혜 위원장의 건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나름의 원칙이 발휘한 힘 때문이다. 그녀의 그런 저력이 이번 총선에서 백척간두에 놓인 새누리당을 구해낼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한 경선이 당에 기여하는 기대감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다만 경선 룰을 바꿀 여유도 시간도 없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는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싶다.
경선룰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은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에 가깝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욕을 꺾고도 남는다. 김문수 지사를 비롯한 경선 후보군들 역시 애꿎은 경선룰 붙잡고 늘어질 게 아니라 자신들의 모습이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해 더 고민하는 게 현명한 처사라는 사실도 함께.
지금 당장의 유불리에 민감해하기보다 최선을 다하는 건 물론 결과에 승복하고 후일을 기약할 줄 아는 멋진 당내 도전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이런 계기를 통해 개인의 발전과 국가, 당 발전에도 제몫을 다하는 당당하고 새누리당의 멋진 대통령 후보 경선을 기대한다.

5년 전 수상한 여론조사를 두고 세상의 수근거림이 예사롭지 않다.
꼼수는 어쩌다 한번이지 대놓고 써먹으려 들면 패가망신으로 직결된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 같아 무심해지지 않는다.

(2012. 4. 2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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