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9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출사표' 관전 후기

'출사표' 관전 후기


정몽준 전 대표도 공식적으로 대권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새삼스럽지 않아서인지 다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차분한 반응이어서 당사자로선 맥 빠지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의 '출사표'를 지켜보았다.
그 결과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있어 전하고자 한다.

정 전 대표 대권 출정식은 자신의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무엇보다 그가 대선 후보로서 전하고자 하는 대국민 메시지가 무엇인지 분간이 힘들다.
그런 점에서 걱정되는데 지나친 민감함이었으면 좋겠다.
특히 ‘박근혜 비대위원장 끌어내리기’의 진수를 보여준 대목이 압권(?)이다.
덕분에 대권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가 ‘박근혜가 이래서 나쁘고 저래서 잘못됐다’며 국민들에게 험담하기 바쁜 모양새로 채워지고 말았다. 험담으로 스스로를 무게감이 떨어지는 정치인으로 전락시켰을 뿐 아니라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뭘 잘 할 수 있는지 설득할 기회도 놓쳐 버렸다. 더구나 사실왜곡까지 동원하는 궁색함이라니 패착도 이런 패착이 없다.
명색이 어쨌건 7선 의원이고 과거 대권 도전 경험도 있는 거물급 정치인의 선택치고는 너무 실망스러워 유감천만이다. 선거전에서 강한 상대에 대한 ‘마타도어’로 반사이익을 노리는 수법은 정치 신인 사이에서나 통용되는 ‘속 보이는’ 메뉴다. 혼자서는 인지도도 지지도도 도저히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후보들이 타인에 기대 몸값을 올리고자 할 때 동원하는 궁여지책이다.
그런 꼼수에 기댈 정도라면 일찌감치 뜻을 접는 게 낫다는 고언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것이 당사자를 위해서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나 최선의 선택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또 있다.
정 전 대표는 타인의 오류를 지적하기 전, 자신의 지난 행적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하는 기본적인 인과관계를 간과하는 우를 범했다. 자신의 ‘들보’는 그대로 둔 채 남의 ‘티끌’에 확성기로 들이대는 두서없는 모습을 보였다.
적어도 대권 도전에 나서고자 했다면 자신의 행적부터 검증받겠다고 나서야 했다. 예를 들자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일도 많은 국민이 궁금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당시 통합21 대표로서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후보단일화 시작부터 선거직전 통합을 파기하기까지의 전모를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 이해를 구하는 수순을 밟는 게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인지 모르고 있었느냐 묻고 싶다.
모든 선거가 다 그렇지만 특별히 대통령 선거는 합종연횡 등의 경쟁을 거쳐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국민대통합의 대서사시적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대권 주자로 나서는 정치인들은 저마다의 지난 행적을 명확하게 밝혀야 하는 건 기본이고 미래 비전의 명확한 제시를 통해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도우미’를 자처하는 ‘서번트 리더십’ 검증도 철저히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정치인의 철저한 자기 단속은 매우 중요하다.
하물며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에게는 더더욱 철저한 검증 과정이 있어야겠다.

이 쓴 소리가 정 전대표의 대권 도전 가도에 약으로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새누리당과 정치권 전체가 국민들에게 좀 더 인정받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바람이 과욕을 부렸나 싶은 마음도 있다. (지나침이 있었다면 관용으로 품어주시길.)
기왕에 나선 길, 더 생산적으로 순탄하게 안착하길 바란다.

(2012. 4. 29)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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