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린 눈2
홍문종
종일 내리던
눈이
한밤중 돼서야
그쳤습니다
온천지를
흰색으로 물들였건만
검은 밤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못했습니다
흰 눈이
어두움을 향해 호령합니다
아니
애원합니다
흰 눈이 세상을
덮었노라고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였노라고
어두움이 흰
눈을 나무랍니다
내
세상이라고
달도 없고 별도
없으니
아직은 내
세상이라고
그러나 까아만
밤은 압니다
사실은 흰 눈도
압니다
더디가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하얀 세상이
된다는 것을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희끗희끗
내비치는 하얀 세상은
나름의 엄청난
아름다움입니다
환상적인 앙상블
눈을 뗄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입니다
하얀 눈과
까아만 밤이
그렇게
내 곁에 있습니다
(201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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