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0일 화요일

홍문종 - 오늘 내린 눈2

오늘 내린 눈2
                                                
                                                     홍문종


종일 내리던 눈이
한밤중 돼서야 그쳤습니다
온천지를 흰색으로 물들였건만
검은 밤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못했습니다
 

흰 눈이 어두움을 향해 호령합니다
아니 애원합니다
흰 눈이 세상을 덮었노라고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였노라고
 

어두움이 흰 눈을 나무랍니다
내 세상이라고
달도 없고 별도 없으니
아직은 내 세상이라고
 

그러나 까아만 밤은 압니다
사실은 흰 눈도 압니다
더디가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하얀 세상이 된다는 것을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희끗희끗 내비치는 하얀 세상은
나름의 엄청난 아름다움입니다
환상적인 앙상블 눈을 뗄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입니다
 
           
하얀 눈과 까아만 밤이

                          그렇게 내 곁에 있습니다    (201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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