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6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공천헌금


공천헌금

요즘 환경에선 어림없는 일이지만 선거 때마다 ‘전국구는 돈국구’ 등식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비례대표를 받으려면 거액의 공천헌금이 관행처럼 통용되던 때의 이야기다.
비례대표 1번은 얼마, 2번은 얼마 하는 식으로 액수가 설정돼 있고 그렇게 유입된 ‘헌금’의 일부가 당 운영비나 공천을 챙겨주는 실세의 수입으로 배분된다는 건 공공연하게 알려진 ‘비밀’이었다.
내가 도당 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던 때에도 그랬다.
하루가 멀다하게 돈 공천 파문이 터져 나왔고 그 와중에 공심위원장이었던 나 역시 무수한 음해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검은 유혹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말이다.
급기야 무슨 혐의를 받고 검찰에 불려가는 사람들마다, 특히 기초 단체장들은 예외 없이 공천헌금을 자백하라는 회유에 시달렸다는 뒷이야기가 돌고 있는데 당시 풍토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갑은 몰라도 을의 위치에서 자기 소신을 지켜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한 번 소신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는 정황을 감안하면  이를  놓지 않으려는 노력은 더 없이 중요하다.  언젠가 자기 나름의 정치역량을 펼치려는  꿈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사수해야 할 덕목임에 틀림없다.    

이번 파동이 정치적 주도권 다툼을 하는 당사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한 상황은 유감스럽다.
당의 위기를 호기로 삼아 박근혜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비박주자들의 공세도 유감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경선 일정을 볼모삼은 그들의 시도는 장안의 웃음거리가 됐다. 스스로의 패를 다 까 보이고 논두렁에 고개를 처박은 꿩의 우매함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솔직히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었다.
완벽하다고 볼 순 없지만 그동안의 경험에 의한다면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 반열에서 박근혜 후보만큼 돈 문제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청렴을 능가하는 정치인은 단연코 없다는 믿음이, ‘빚 값는 정치’로 대한민국 미래를 파행으로 몰아넣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오랜 동안 그녀를 ‘대통령 감’으로 지지하게 만들었다.
그런 배경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녀를 향한 공세들이 번번이 명분을 얻지 못하고 제풀에 꺾이게 되는 건.

이 참에 비박주자들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알려주고 싶다.
그들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다.  실제로 번번이 들고 나서는 의제마다 ‘자기가 뺨 맞은 것도 아니면서 왜 울겠다고 나서는 것이냐’ 타박하는 대중의 냉소에 갇히게 되는 이유를 진지하게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모르긴 몰라도 국민 마음을 얻지 못하는 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매사 자기 성찰 보다는 남 탓으로 돌리는 습관 말이다.  
실제로  이런  것들이  여론의 향배에 결정타가 되는 게  정치판 인생이다.                          
  
(2012. 8. 5)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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