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8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故 고희선 의원 영전에

故 고희선 의원 영전에

 
지난 대선 때 마치 선거에 출마한 사람처럼 뛰어다니는 그를 보았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저 양반이 큰 꿈을 꾸고 있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주변 분들이 그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귀띔을 해줬다.
일 년마다 신발을 여러 켤레 바꾸고 오토바이도 한 대씩 폐차할 정도의 부지런함으로 굴지의 국내 종묘산업 1위 업체를 일궈낸 분이라고. 불같은 열정으로 우리나라 종자시장을 지켜내고 바이오산업을 이끄신 분이라고.
그렇게 모두가 입을 모아 인정하는 참으로 귀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조국과 당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며 신명을 냈던 시간들이 꿈결처럼 아득하다. 
초선 때 여의도에서 지역구인 의정부까지 하루에 네 번 왔다 갔다 한 적도 있다는 내 말을 받아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만만치 않은 분이 또 있었네” 라면서 껄껄 웃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여의도에서 그의 지역구인 화성까지는 의정부 보다 1.5배 정도 더 멀다)

그런 그가 불현 듯 불귀의 객이 되어 버렸다.
영전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생시처럼 아련한데, 지금이라도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말을 걸어 줄 것 같은데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함께 하자던 약속들, 그 많은 계획과 포부를 두고 어찌 그리 황망히 떠나버렸는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망자와의 이별이 산자의 인생을 겸허할 수 있도록 다듬어주는 인연으로 작용하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남은 삶을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되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아릿한 슬픔을 여미며 이제 그만 고인을 보내드리고자 한다.
고희선 의원님,  
당신을 만나 함께 했던 시간들, 못 다 이룬 그  꿈들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 아쉬운 추억으로 묻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그나마 많은 이들의 진심어린 애도 속에서 그를 떠나보낼 수 있어 위안이 된다는 건 남은 자들의 이기심일까?   많은 이들이  천수를 누리지 못한 고인의 운명을 아쉬워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생전의 그가 자신의 삶을 제대로 잘 운영한 반증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PS: 그 와중에 고개를 드는 몇 가지 궁금증이  있어 이곳에 남긴다.  
      여백은 독자들께서 혜안으로 채워주시길.
                       

   *내가 유명을 달리하게 되면,
                    - 누가 올까?
                    - 자식들은 어떤 심정일까?                                
                    - 어떤 내용의 조사가 될까?
                    - 인생을 평가하는 세상 인심은?                                   




(2013. 8.29)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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