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5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귀태

귀태 
 

선진화 법 통과로 국회에서 몸싸움 현장이 사라졌지만 대신 말싸움이 늘었다.  
투쟁을 통한 진영논리 구축을  정치의 본질이라고 한다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개인의 영달을 위한 욕구로, 또 누군가는 당리당략의 위대한(?) 과업 수행의 일환으로 되지도 않은 막말을 쏟아내는 어지러운 현실은 시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신성한 민의의 전당이 정치적 신념의 허울을 뒤집어 쓴 교언영색에 유린되고 있는 것이다.    
그 스트레스를 어쩌라는 건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어떻게든 정치권 이기심에 제동을 걸고 합리적인 대안이라도 내놓고 싶은 바람인데 맘처럼 쉽지 않다.
       
정국을 발칵 뒤집은 ‘귀태’ 논란도 마찬가지다.
그 배경이 간단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민주당이 당사자 당직 사퇴와 당 대표 사과 카드로 수습에 나서긴 했지만 개인의 일탈 정도로 넘길 수 없다는 생각이다.
홍익표 의원은 대선 결과를 불복하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는 ‘망언’으로 대통령은 물론 국민 가슴에 못을 박았다.  그의 이번 막말은 민주당 전체의 속내를 압축한 결과물에 다름 아니다.  실제 민주당 차원의 부적절한 현실인식이 담겨있는 정황이 적지 않다.
 더구나 아무리 생각 없는 대변인이라도 당 입장과 무관한 주장을 브리핑에 담기가 쉽지 않다.   
도를 넘는 홍의원 발언이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나왔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거기에 더해  잘못했다고 한 대표 입술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청와대가 홍의원을 키웠다’는 궤변으로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  
그 표리부동에 참 할 말이 없다.  전국을 순회하는 최근의 장외 집회에서는 '탄핵' '하야' 같은 과격한 단어도 남용하는 분위기인데 대선 불복은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게 민주당 모습이다. 철저한 이중성의 코스프레로 승복은커녕 진정성조차 갖추지 못한 스스로의 척박한 정치수준을 고스란히 자폭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홍의원의 막말이 민주당 속내를 대변했다고 주저 없이 믿게 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결국 일련의 해프닝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역사인식과 이를 부추기고 싶은 욕망과 무관하지 않다는 결론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이번 공세를 상상도 못한 놀라움으로 바라보는 표정이 역력하다.  백전백승은 아니더라도 상대진영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있었다면  수습이 가능했을  패착들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적진분열도 벌어지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 진영의 대오각성이 요구된다.  
 당 전략이 됐건 원내 전략이 됐건 이슈 파이팅에 강한 당으로 거듭나야한다는 상황인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는 이미 NLL 논란을 비롯, 교육분야 등 여러 현장을 통해 민주당의 위험성을 확인한 바 있다.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전교조에 노출됐던 세대의 역사인식을 우려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실제 잘못 주입된 교육으로 굴절된 역사인식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폐단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확신범에 가까운 이들의 가치관이 청년세대의 생각을 휘젓고 왜곡된 역사관을 세뇌시키는데 집요하게 작용한 혐의가 짙다.  
앞으로 보수가 10년 더 집권해야한다는 주장은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기왕에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잡는데 최소한 20년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그룹의 진단도 참고했다.   
괜히 해 본 소리가 아니다.  

다정도 병이라 했던가.  
정치판 밥그릇이 쌓이며 늘어난 정치적 촉 때문에  걱정이 더 많아졌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던 초선 때가 더 좋았다는 생각이다.
의욕은 넘쳤지만 밤잠을 못 이루는 일은 없었다. 늦은 시간 홀로 깨어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잠기다가  한숨 쉬는 일도 없었다.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고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는  강박감에 내몰려서일까.   
평소답지 않게 사용하는 언어가 많이 강퍅해진 느낌이다.   
강렬하고 선동적 단어를 선호하는 것도 모자라  진영의 각성을 촉구하고 결집을 유도하는 전략적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스스로의 모습에 놀라게 될 때가 많다.
당분간 선봉에 서 있다는 책임감에 그 길을 가게 될 텐데 걱정이 많다.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 질타가 그나마 홍문종의 원형질을 보존해주는 원천자원임을 말씀드린다.
부디 아낌없는 충고로  품격있는 정치인으로 지켜주시길.                                          

 (2013. 7. 1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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