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0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네잎 클로버


네잎 클로버


오늘, 다섯 장의 네잎 클로버가 내게로 왔다.  
첫사랑의 날카로운 입맞춤같은 강렬함으로 내 눈에  띄었다. 
점심식사 후 모처럼 여유(그것도 30여분에 불과하지만)가 생겨 국회 앞 한강변을 걷다가 일어난 일이다.  
한강 둔치는 평소에도 틈만 나면 찾는 곳인데 오늘따라 나폴레옹의 네잎 클로버(전쟁 중 나폴레옹이 잎이 네 개인 클로버가 신기해 이를 따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총알이 비껴가 목숨을 구하게 됐다는 일화)를 떠올린 게 발단이 됐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곳곳에서 진한 향기를 뿜어내던 클로버 꽃들이 제 기능을 마감한 것과는 달리 장마철 습기 속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잎사귀 군단에 눈길을 주게 된 배경이다. 

횡재를 한 기분이 이런 걸까. 
그동안 몇 번 네잎 클로버 찾기를 시도한 경험이 있지만 별다른 실적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허리를 굽히자마자 무려 다섯 장의 네잎 클로버가 기다리기나 한 듯 나를 불렀다. 
순간, 강력한 에너지 파장이  내 온 몸을 채우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무슨 조화일까 싶었다.  
두 손은 물론 와이셔츠 주머니를 채웠는데도 더 찾아낼 수 있다는 의욕이, 기운이 넘쳤다.  
다섯 장의 네잎 클로버를  품고  있자니 생각이 많아졌다.
그 모습이, 한자‘國’내부의 다섯 모퉁이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했고, 별 모양을 이루는 오각의 꼭지 점처럼 보이기도 했다. 또 머리에 쓰는 관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워낙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되는 순간의 기분이 싫지 않았다. 
그 느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비서관을 불러 책갈피에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누구에게나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여러 유형으로 살아가는 인간 군상이 말해주듯 누구나 그 기회를 활용하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도 평가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기회가 온 줄 모르고 있다가 놓친 사람이, 알면서도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보다 차라리 더 낫다는 시각이다.       
그것은 자신에게 다가온 소중한 기회를 무위로 끝낸 어리석음을 탓하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모르고 놓친 사람은 다음에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알고 놓친 사람은 다음에 또 기회가 와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것일게다.   
  
그런 의미에서 네잎 클로버와의 오늘 인연을, 인생을 살면서 만약에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말라는 교훈으로 가슴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오늘의 이벤트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될 거라는 예감이다.                   

(2013. 7.9)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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