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9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저, 국회에 들어갑니다


저, 국회에 들어갑니다


드디어 19대 국회 임기 시작입니다.
등원을 앞두고 19대 국회의원으로서의 소명을 되새기는 이 순간, 만감이 교차합니다. 년 만에 복귀한 정치 무대인만큼 의욕과 기대감도 남다릅니다.
돌아보면 결코 짧지 않은 유배의 시간이었습니다.
언제 다 지날까 싶어 고민도 많았는데 저로 하여금 유배의 무게를 벗고 당당히 제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해준 게 바로 그 세월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청년의 열정으로 가슴 뛰는 비전을 품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저를 단련시킨 주역이기도 했습니다.
인생의 큰 비밀 한 장을 열어 제친 기분입니다.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요.

국회는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못 보던 건물도 눈에 띄고 건물 내부의 동선도 많이 달라져 생소했습니다.
함께 의정활동을 꾸려나갈 동료의원들도 생각보다 모르는 얼굴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선배 정치인들에 둘러싸였던 예전과는 달리 3선 이름표를 달고 있는 지금은 후배 정치인들이 더 많아져 선배로서의 책임의식이 요구되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라 하겠습니다.
두리번거림이나 조바심으로 낯선 환경에 대한 관심사를 표출하는 초선의원들에게서 오래 전 내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예전에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 국회에 와서 아무것도 아닌 일들을 가지고 끙끙거리며 무겁게 받아들이던 기억이 납니다. 조금만 지나면 그런 것들이 실제 정치활동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아무것도 아닌 사안이라는 걸 깨닫게 될 텐데 선뜻 얘기해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선 어떤 형태든 선 경험자의 조언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뭐라고 얘기해줘도 실체가 없으니 공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기민하게 적응력을 보이는 제 모습이 놀랍고 신기합니다.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스며드는 걸 보면 역시 내 안에는 예사롭지 않은 정치적 유전자가 들어있는 게 틀림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법안이나 지역구 현안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움츠렸던 다리를 펴고 힘껏 튕겨 오르는 동력으로 뭐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패의 경험들이 농익은 경륜으로 재생되어 저의 이 다짐들을 도와줄 것입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수월해진 부분이 있는 반면 약속들을 온전히 잘 실천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압박이 되어 가슴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멋모르던 초선 때는 패기 하나만으로도 뭐든 해낼 것 같았는데 어느 정도 정치적 연륜을 쌓은 지금은 헤아림을 앞세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 내 놓은 공약들을 성실하게 이행해야겠다는 다짐이 천근만근 무게로 다가오는 현실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누군가 국회의원은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난 사람들이니까 일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취지로 쓴 사설이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 없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아무리 잘못해도 비난 보다는 칭찬으로 저희들을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가끔씩 색소폰 연주로 지역에서 봉사할 기회가 있는데 이런 실력을 갖추기까지 저의 개인적 노력보다는 언제나 아낌없는 칭찬으로 지도해주신 선생님의 공이 더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입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정치 현실을 위해선 국민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설혹 그들의 행동거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희망과 용기의 말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반드시 좋은 정치적 토대를 구축해 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조금 밉고 못미더워도 언제든 등 두드려 용기를 주시고 조금 잘한 일이라도 아주 크게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결국 여러분이 정치인으로부터 가장 빠르고 후회없이 회수할 수 있는 안정적 투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대로 일하라고 뽑아주신 그 처음 마음을 에너지 삼아 19대 국회에서 좋은 정치의 선봉이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 5.30)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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