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8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사월초파일(축사)

사월초파일(축사)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지면서 파란 잎들로 바뀌어갔고 화려한 벚꽃이 만발하던 봄의 향연이 끝나갈 무렵, 너무도 화창하고 좋은 날에 부처님이 오셨습니다.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지혜와 자비의 등불을 밝혀 행복과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불기 2556년 전 인류의 대각이신 거룩하신 부처님이 미혹한 중생을 위해 사바세계에 오신 뜻 깊은 날입니다.

부처님은 깨달은 분이며 기원전 5세기에 살았던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그를 통해 붓다, 각자 라는 부류가 종교사(宗敎史)에 들어왔습니다. 그만큼 의미 깊은 일대사 인연입니다. 깨달음의 경험은 부처님의 생애에서 중심적 사건으로 간주됩니다. 불교경전들은 이 사건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행자 고타마가 수행생활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는 7년간의 수행 끝에 그는 전생에 관한 지식, 업과 연기설, 그리고 사성제를 얻었습니다. 부처님은 이 중요한 교설을 시작으로 깨달음의 세계를 설하였습니다. 자기와 우주와 붓다가 하나가 되는 것을 체험하는 깨달음의 상태는 인간의 사바세계에서도 중요한 마음가짐으로 자리합니다.

우리들은 인연 관계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은 채 미움과 원망, 그리고 대립과 분쟁 속에서 살아갑니다. 길고 긴 무명의 굴레를 끊고 나와 더불어 이웃이 지혜롭고 평화로우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등불을 밝혀야 합니다. 탐욕과 미움과 어리석음을 수행으로 극복하고 청정하고 평등한 삶을 위해 지혜의 등불을 각각의 마음에 환하게 밝혀지기를 기원합니다. 깨달음의 마음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며 대립의 개념을 초월해야 합니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세상은 상호의존으로 강력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면서 모두가 한 몸이고 모두가 한 생명임을 알도록 연기법을 설해 주셨습니다. 이것은 갈등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행복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음을 불제자들은 알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모든 존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양, 별, 달, 동물, 식물, 바람, 공기 등 모든 삼라만상은 소중합니다. 남을 돕는 것은 나를 돕는 것이며 다른 사람의 행복이 곧 나와 내 가족, 사회, 국가, 세계의 행복입니다.

우리는 자기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개개인이 모두 중요하며 차이를 만들 기회와 의무는 모두에게 있습니다. 고요히 자신을 비추어야 하며 나아가 열정적으로 행동하여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아름답게 치장하고 성취하려고 노력하더라도 나중에는 아무것도 없이 비워버리는 것이 불교철학입니다. 우리는 창조적이며 세상을 선도하면서도 모두 함께 자유와 평화와 사랑을 즐기길 원합니다. 불법의 가치가 꽃피는 환경을 만들기를 원합니다.

오늘은 참으로 뜻 깊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대자대비한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12. 5.28)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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