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7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낙방 인사 올립니다.

낙방 인사 올립니다.


오랜 공백기 끝에 정치일선에 복귀한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도부 일원이 되고자 했던 건 그 누구보다 당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 때문이었습니다.
(좀 더 세밀히 표현하자면 당을 향한 우직한 충정이 근자감을 부축인 결과)
현장에서 3,4위를 기록한 당원과 대의원 선거 개표결과를 전달받을 때만 해도 솔직히 결과를 낙관하고 있었습니다. 여론조사가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당 지도부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여전했습니다. 그만큼 근자감의 뿌리가 견고했던 겁니다.

그러나 결과는 여러분 아시는 대로 낙방거사가 되어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습니다.

막상 6위라는 결과가 현실로 다가오자 짧은 순간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헌신과 열정으로 저를 위해 뛰어 다니시던 많은 분들의 노고가 떠올라 괴로웠습니다. 그렇게 성원해주셨는데 좋은 결과 못 드려 어떡하나 염치없고 죄송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오히려 저를 위로하기 바쁘신 모습으로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오랜만에 출전한 선수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쟁쟁한 선수들 틈새에서 선전한 거라고, 당원들에게는 최고위원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는 등의 위로로 제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그렇게 여전히 신뢰한다며 저의 등을 토닥이고 품어주시던 여러분의 큰 사랑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됐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선거기간 내내 행복한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15대부터 출마해서 3번 당선하는 동안의 선거 과정과 도당위원장 3회 연속 당선 경험도 있지만 이번 전대출마는 또 다른 인생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의미하다는 생각입니다. 잠깐의 대화로 저를 인정해주셨던 적지 않은 분들 덕분에 앞으로의 정치일정에 자신감을 갖게 된 점도 이번 선거에서 얻은 수확이 아닐까 싶습니다.

큰 교훈도 얻었습니다.
근자감으로 인한 낙관이 독약이 될 수 있다는 각성이 그것입니다.
주변의 수선스런 부축임을 분별하는 정치적 내공도 필요하다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무모한 확신이야말로 정치인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고 각별히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는 삶의 이치를 확실히 알게 해 준 선거였습니다.
최고위원 선거도 이 정도인데 대선 국면은 오죽할까 솔직히 걱정됩니다. 특히 유력 후보는 정치적 비중 때문에 근자감에 빠지기 쉽고 그로인해 판세분석에 오류가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주도면밀한 민심읽기를 통해 새누리당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낙동강 전투에서 40%를 잃었고 수도권 열세에도 불구하고 과반이라는 실적에 현혹돼 대선 판도를 치밀하게 계산하지 못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저버려서는 안되겠습니다.

낙방거사 홍문종, 이제 그만 낙선의 변을 접고 대선 승리의 불쏘시개가 되기 위해 나서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계시기에 이번만큼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근자감은 경계하겠습니다.
반드시 승자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뛰어 주시기 바랍니다.

(2012. 5.17)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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