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4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해내신교(海內神交)

해내신교(海內神交)
실향민 특유의 정서 때문일까?  
아버지는 유난히 사람과의 관계에 애착이 많으신 편이다.
그런 만큼 주변에 해묵은 우정을 나누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중  미국인 친구들도 적지 않다.
서툰 아버지의 영어실력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더듬거리는 영어로 어떻게 이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의정부라는 지역적 특성이나 정치인인 직업 환경과 무관하지 않겠지만 역대 주한 미8군사령관이나 한미연합사령관들 중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아버지와 돈독한  분들이 많다.
 이번에 경민학원 개교 47주년 축하 차 방한한 Donald. B. Sheley 목사님 부부와 그 자제도 아버지의 그런 인연 중 하나다.  Sheley 목사님은 40년 전 경민학원 첫 방문으로 아버지를 만난 이후 지금까지 깊은 정을 나누는 분이시다.  이번 만 해도 대수술로 사경을 넘은 직후인데도 휠체어에 팔순의 노구를 싣고 아들을 대동하고 찾아오셔서 우리를 감동시켰다. ​
​그는 내게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7년 전 만남에서 그는 자신의 예언자적 은사를 확신한다며 앞으로 내가 한국의 주요정치인이 될 거라는 덕담으로 분위기를 돋웠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메시지로 나를 축복했다.  메시지의 완성을 위해 매일 1시간씩 기도하고 있는데 다음 번 만남이 기대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석별의 아쉬움을 나누는 fare well 만찬 석상에서도 정이 넘쳤다. 
언어가 다른 두 이방인이 팔순과 구순을 넘기도록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하는 귀한 인연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40년 우정을 가족들이 자손대대로 이어가자”, “매년 교차방문을 통해 우정의 명맥을 잇도록 하자”는 두 분의 선언도 나머지 가족들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그러면서 비로소 깨달음이 왔다.
​아버지가 서툰 영어로도 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진심의 힘' 때문이었다는  걸.  
 
   (2014. 10. 1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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