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5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아베의 굴욕


아베의 굴욕 


지역구 출신 정치인이라면 국가와 지역의 이해관계를 놓고 고민하게 되는 경험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경우라면 그 선택이 용이하지 않은 현실을 절감하게 될 때가 많으리라 짐작한다. 정치적 선택에서 국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지만 지역구 표심에서 자유롭지 않은 현실적 한계가 주는 압박 또한 녹록치 않음이다.  일테면 각 지자체마다 빚에 시달리면서도 문화시설이나 체육시설에 과잉, 중복 투자를 멈추지 않는 현상 등을 그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게 되면서부터는 사적 이해관계 보다 광의의 목적과 가치 기준에 무게를 두게 된다.  일종의 책무 의식이랄까, 정치적 자존감이 작동되는 효과일 것이다.

연일 극단의 수위를 갱신하는 망언으로, 주변국을 자극하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의 정치적 노림수를 보고 있자니 솔직히 편치 않다.  무엇보다 세계의 우려와 지탄에도 불구하고  국수주의 퍼레이드를 중단할 기미가 없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아베는 일본 각료와 의원들이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망동을 방조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그 자신 ‘일왕 만세’를 연호하는 모습까지 언론에 노출시켰다.  독선도 이런 독선이 없다.  시대착오적 교만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출범 4개월을 맞는 아베 내각이 70%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는 현상은 어떻게 해석되고 있을까?  
오랜 불황으로 추락한 국민적 사기를 추스르고 일본 경제를 재반등시키겠다는 아베의 전략이 주효한 덕분이긴 하지만   ‘아베노믹스’ 의 탄탄대로를 보장할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일본 언론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이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평화헌법 96조 개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 74%가 찬성(반대 22%)한 반면 일반 국민은 54%가 반대(찬성 38%)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현재의 아베 정부 인기가 평화헌법 개정이나 국회의원, 각료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 국수주의 행보와 무관한 것임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아베의 '야망'은 지극히 위험하다.  
 정치무대에 복귀한 흥분과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집착 때문에  그는  국제사회의 문제아를 자처하는 꼴이다.   최소한 ‘1년 천하’로 그치고 만  2007년  당시의  '쓴 기억'만 되돌려도 충분한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 텐데  조급한 그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실제 아베는 집권 2년차로 접어들던 2007년 9월, 총리직에서 물러나야했다.  민생문제에 쏠려있는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개헌문제를 밀어붙이다 궁지에 몰린 결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국수주의를 등에 업은 아베의 광폭행보에 호감을 보이지 않는다. 
 내부결집에 유용했는지  몰라도  일본의 미래에 치명적 타격이  될 거라는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  근시안적 판단이 종국엔 일본을 돌이킬 수 없는 회한에 빠뜨리고 말거라는 걱정이 아베를 국제 사회 의 공적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정작  당사자만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현실을 잘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어느 나라가 됐건 더 이상의 '아베' 출몰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스스로는 물론 국가의 체면조차 아랑곳 않는  반인류적 패륜이 더 이상 지구촌을 교란하도록 놔둘 수 없음이다.  특히  국가의 명운을 담보삼아 자신의 입지를 세우과 하는 탐욕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도록 해야한다 .
아무리 생각해도 더불어 사는 국제사회의  평강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일 것 같다. 
             

(2013. 5. 3)

...홍문종 생각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