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3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도발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도발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후한무치한 도발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총리를 필두로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막말을 쏟아내니 하는 말이다.
종군위안부 문제를, ‘모든 전쟁터에 존재했던 불가피한 현상’으로 밀어붙이는가 싶더니 급기야 A급 전범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와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가 동급이라는 우김질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나 일본 전역에 한국인 매춘부가 우글거린다는 비하발언은 우리 가슴에 치명적인 대못 하나를 박아놓았다.
하다못해 유엔까지 나서서 ‘위안부 모욕을 막기 위한 국민교육을 시행하라’고 권고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정작 당사자격인 일본은 꿈쩍도 안하는 모습이다.
역사의 숱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조작과 왜곡을 일삼는 버릇을 놓지 못하는 이 질 나쁜 '이웃’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온종일 머릿속을 맴돌더니 화두가 되어 버렸다.  

선거를 앞두고 당선에 모든 걸 걸어야 정치적 애로를 모르지 않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열정, 균형적 감각과 함께  정치인이 갖춰야 할 3대 기본 자질로 '책임감'을 강조했던 막스베버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정치인의 책무의식이  가치영역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크다 할 것이다.
그러나  아베가 됐건 하시모토가 됐건 이시하라가 됐건  이들의  발언에서는 최소한의 책임감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천박한  포플리즘만 난무할 뿐이다. 
결말도 뻔하다. 이런  불편한 배설물들이  종국엔  나치즘, 파시즘으로 진화를 거듭해가며 일본은 물론 지구촌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귀결로 이어질게 너무도  너무도 명약관화하니 걱정이다.   
특히  개인의 입신양명을 목적으로 한 망언이라면  단언컨대 이들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있는 셈이다.  조만간 역사의 심판대에 올라서서  분신처럼 새겨진 주홍글씨를 부여잡고 통탄의 눈물로 일그러질 자신들의 미래를 짐작이나 하고 이러는 거냐고  묻고 싶은 충동이 인다.  
  
무엇보다 그들의 이중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강국인 미국 앞에서는 충직하게 우방의 도리를 다하는  척  얄팍한 처세에 익숙한 그들을 보면   철저한 약육강식 지배구조에 길들여진 한 마리 충견을 보는 듯하다.
이는 일본인 의식 저변에 깔려있는 ‘black ship’ 트라우마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인에게는 미국의 DNA야말로 범접할 수 없는 숭배대상이라고 믿는 신드롬이 생겼다. 메이지 유신을 촉발시킨 ‘검은함대'의 위력도  미국을 대표로 하는 서방세력 앞에 무조건 굴종해야 한다는 일본의 생각을 굳히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듯 싶다. 
강력한 '매질효과'라고나 할까.   

그러나 우리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는 어떤가.
끝 간 데 없이 콧대를 세우며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 현실만 봐도  일본은 우리를 무시하고 있다.  강자 앞에서 조아리던 머리를 쳐들고 안하무인 격으로 우리를 홀대하고 있는 정황이 역력하다. 
 동네북처럼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려도 제대로 항의도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이대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응징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엔   우리 국력이 취약하다. 
아프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결국  문제 해결의 키는 국력이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참으면서  가슴에 피멍을 들이는  이 굴욕을 결코 후대에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뜨겁게 다져야 한다.  일본은 물론 전 세계가 대한민국 위세에 눌려 감히 말도 못 꺼내는 그 순간이 올 때까지 국력을 위해 뭉쳐야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2013. 5.22)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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