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8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정두언 의원


정두언 의원

  
정두언 의원, 그와는 학연이나 지연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특정할 만한 연결고리가 거의 없는 편이다. 실제 3선이 되도록, 그와 더불어 동료의원의 연을 나눈 건 이번 19대 국회가 처음이다.

구태여 따지자면 사사롭게 떠오르는 인연은 몇 있다.
그와는 유난히 장례식장에서의 조우가 많았다.    사회적으로 겹치는 친분 때문인지 그는 아산병원이나 삼성병원, 서울대학병원 등지의 장례식장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인사 중 한 명이었다.
빙모님 상을 치르던 어느 땐가는 생각지도 않았던 그의 조문을 받고 내심 놀란 기억도 있다.   당연한 상황일 수도 있었지만 당시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한참 실세(?)로 통하던 그의 출현은 내게 의외일 수밖에 없었다.
(오래 전 일이지만) 정 의원 보좌진과의 인연도 있다.   어느 해던가, 선거 때 상대방 편에서 집요하게 나를 괴롭히던 한 인사로부터 새롭게 정 의원을 보좌하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 같은 편이 되었으니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요지였는데 확실히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없고 동지도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줬다.

그런 정두언 의원이 법정구속 됐다.
그 소식을 접하는 순간, 제일 먼저 혹한의 추위가  걱정됐고 그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무얼까  조급해졌다.  솔직히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무죄를 주장하는 그의 말을 믿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시름에 잠긴 그에게   ‘사실이 밝혀질 것이고 앞으로도 좋은 정치인으로 남을 수 있으니 힘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특별하지 않은 인연치고는 확실히 과도한 관심을 그에게 보낸 셈이다. 

어쩌면 의원의 어느 날 의총 발언이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동료의원들 앞에서 그는 ‘시대적 소명’을 다하지 못한 자의 설움과 피해의식을 토로했다.   지금의 고통이 데모에 참여하지 않은 원죄 때문에  응분의 댓가를 강요당한 결과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 때였던  것 같다.  동병상린의 공감대로  환치된  그의 넋두리가  내 가슴에 꽂힌 건.    
그렇게 그의 아픔이 보였다. 

정두언 의원 같은 정치인이 새누리당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 독특한 캐릭터, 출신성분, 그리고  경험들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   틀림없이 좋은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남은 그의 재판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혹여 그를 향한 세상의 질타가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상상에 매몰된 폭력 때문에 그의 진심이  외면당하는 불상사가 없기를 간구한다. 

“정 의원, 어쩌다 정치에 뛰어들어 고생이 많네.
특히 MB 대통령 만들기에 일등공신으로 기여한 기억 때문에 회한이 많을 걸세.
그러나 어쩌겠나, 참고 견딜 수밖에.
절망은 금물이네.
길고 긴 인생 행로에서 불가피한 돌발변수 때문에 무너질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의 먹구름은 잠시의 머무름일 뿐, 머잖아 강력한 태양의 원기 앞에서 형체도 없이 소멸될 무상한 것들임을 잊지 말게나.
정치를 하건 안하건 우리에게 주어진 날들은 아직 많네.
정 의원이나 나나 소신껏 스스로의 길을 정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네.
때가 되면  정 의원과 더불어 가슴을 열고  좀 더 나은 정치를 궁리하고 싶네. 


그날을 위해 부디 영육간 건강을 잃지 않길 바라네.
다시 만나세“                                                                         

(2013.1.26.)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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