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3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오늘의 화두는?


오늘의 화두는? 


정부의 미분양주택 관련 감세 방안 처리가 불발로 끝났다.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을 ‘부자감세’로 몰아붙이는 야당의 공세를 뛰어넘지 못한 탓이 크다.   장기 침체로 매매가 끊긴 부동산 시장엔 그야말로 가뭄 속 단비가 될 만했지만  입장이 다른 야당이  지방 세수만 줄이는 졸속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법안 통과를 막은 것이다. 
일주일 새 똑같은 법안이 세 번째 반려되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  졸지에  국민은  안중에 없이  정쟁질만  일삼는 '국해의원(!)'이 되고 말았다.
  
부동산 부양책을 유일한 구명줄로 설정해 놓고 법안이 통과되기만을 학수고대하던  국민  심정을 헤아리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국회의원 본연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크게 야단맞을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사안의 특성을  감안하면  긍정적  측면이 없지 않다.  어차피 인간적 관계가 집약되는 과정에서의 이해타산은 불가피한 산물이다.  부를 질책하건 여야 간 다투건 간에  모두  국민 주권을 대행하는 결과인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재원마련이나 효용성을 논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민감한 이해관계나 오해의 소지로 인한 이견과 갈등은  오히려  정당한   민주적 절차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런  절차들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개인의   안위를 위해  운영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분명한 건 그런   시도들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게 될 거라는 사실이다. 
  

엊그제  국회에서  동료의원들과  환담하는 자리에서다.   
‘택시에 대해서도 버스처럼 대중교통 차원의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는 모 의원의 주장이 빌미가  되어 즉석 토론이 진행됐다.  
“8.000억에 가까운 예산마련은 어떻게 하느냐 (A의원), 사대강 사업에 수 조원을 썼는데 그까짓 몇 천 억이 대수냐(B의원), 어차피 주어진 예산인데 어려운 택시기사를 돕는 게 타당하다(C의원), 모르는 소리, 택시기사보다 어려운 계층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D의원)”
그곳에는 '나'만 있는 대화 뿐이었다.   명색이 정치인들이   생각을 나누는 자리인데도 서로를 이으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현실이 답답했다.  
하지만  생각의 여지를  많이 건져올린  순기능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 주었다. 
이해와 존중으로  상대를 배려하지 않으면   소통할 수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의제가   커다란  깨달음이라도 되는 양 부각됐다.  상대를 향한 끊임없는 두드림과 그리고 귀 기울임  없이는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친구 그리고 연인의 관계 조차도  소통할 수 없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강조됐다.
그것은 충분히 신선한 자극이었다.
두서없는 옹알이로만으로도  마음을 활짝 열 수 있는,  그런 정치 현실을  소망한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의  캥김이 없지 않다.  그동안 살인적인 일정을 핑계 삼아   일상의 만남을 소홀히  한  전력이 적지 않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늘 최선을 다하고 싶었지만  욕심만큼  허락되지 않았던 형편이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용기를 내 신발끈을 다져 묶는다.
그렇게  소통을 향해 새로운  출발을 외쳐본다.                          
                   
 (2012. 9.21)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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