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0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孤獨




     孤獨   

                                                                   홍문종 
칠흑의 밤은
커다란 축복
보듬어 주고
숨기어 주고

밤의 향연은 
그래도 고독

흔적을 비추기에
처절한 고독
못막는 눈물
그리고 원망

 소스라치게 깬 밤에
찾습니다
여기저기 찾습니다

희어진 머리털과
돋보기 안경만이
만지작 거려 집니다

별 빛도 너무 멀고
둥근 달은 너무 크고 
그님의 미소 조차 
희미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랬습니다
레만호의 일렁임도
이스탄불의 반짝임도
튀니스의 지중해 바람도 

진정
고독이었습니다

또 하루가 갑니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이
이곳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저곳으로 넘어져가 버립니다

나의 조각들을 붙잡아 보지만
민 낯을 삐죽히 내민 채
고독의 심연으로 떨어집니다
어차피 나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독을 피해
아니 고독이 물러갔다고
환희의 노래를 부르고 
한바탕 축제를 벌려도

그래도 고독인 것 같아요

이별도 아닙니다
못남도 아닙니다
소심도 아닙니다
물론 죽음도 아닙니다

우리가 고독이기 때문입니다

잠 못 이루는 이밤
독백합니다
고독합니다
정말 고독 합니다

나의 잘 못도
당신의 잘 못 도...
말도 못하는

고독이 인생입니다

고독은
몸블랑의 만년설처럼
저 하늘의 뭇 별들처럼
거기에 있었습니다

고독한 나를 사해주소서
나로 인한 모든 고독에게
무릎끓어
사죄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고독은

진정 나의 것도
당신의 것도
아닌
저너머의 영역이기에

이 새벽
고독을 맞이하는
나의 들숨과 날숨도
가슴의 팔닥임도

진정
감사 할 따름입니다

칠흑같은 고독한 밤이
또 밀고 당기고

 하얀 밤을 이어갑니다  

(2015.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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