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6일 토요일

홍문종 생각 - 미2사단 행사불참의 辯

미2사단 행사불참의 辯
어제 미2사단 사령부가 소재한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에서 '2014 미2사단 한마음 위문공연' 행사가 경기도주최로 열렸다. 을지훈련을 마친 미2사단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 행사에 의정부시 국회의원 자격으로  초대를 받았다. 축사와 만찬 건배사 요청도 받았다.
​​하지만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참석할 수가 없었다.
​ '술에 취한  미 2사단 소속 중사가 의정부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가 택시기사 강모씨의 목을 조르고 얼굴을 수차례 폭행해  택시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이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택시기사 강모씨는 의정부 시내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방송을 통해 접한 이 소식 때문이었다.
하루종일  마음이 무겁고 속상했다.
미군이 우리 의정부 시민을 폭행했다는 소식에 속상했고, 굳건해야 할 한미동맹을 저해하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다.
결국  저녁 무렵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로 향하던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참석해야 할 이유보다 참석할 수 없는 당위성이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
주최 측에는  ‘행사에 참석하기 어렵겠다’는 뜻을 전하며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
그리고는 피해자가 입원해 계신 병원을 찾았다.
환자를 만나 쾌유를  빌고 나니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이번 일로 주위에서는 “미 2사단 소속 1만 1000여명의 장병들 중 단 2명의 잘못을 가지고, 을지훈련으로 고생한 미 2사단 장병들을 격려하는 행사, 그것도  예정된 행사에 불참한 건  중진 국회의원답지 못한 판단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 비판은 달게 받을 생각이다.
 그렇다고 의정부 시민이 미군에게 아무런 이유없이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있는데,  가해자가 속해있는 미군부대 행사에 참여해서  가수들의 축하공연을 보며  함께  즐길 수 없다는  판단을 유보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미군 장병의 개인적인 선택과 행동이 한미동맹 전체에 충격을 가한다"
미군 범죄가 연이어 발생했던 지난 6월, 토마스 밴댈 미 2사단장이 했던 말이다.
토마스 사단장이 어제 행사에 불참한 나의  고민을 헤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한국법을 어긴 미군 병사들의 한국 기소를 지지한다"던  자신의 이전  약속을 충실히 지켜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더불어 을지훈련에 참가해 고생한 1만1000여명의 미 2사단 장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14. 9.4)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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