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0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순응의 힘


순응의 힘

 
인간의 방어기제로 인한 긍정적 에너지를 축복처럼 만나게 될 때가 많다.
실제로 콤플렉스가 사회적 성공의 발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순응의 힘이다.
각박한 이 세상을 조금은 웃으며 살아가도록 배려한 신의 손길로 느낀다면  과장일까?
어쨌든 순화된 방어기제로 인해 유익한 ‘삶의 도구’가 우리에게 주어진 셈이다. 
개별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일단은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지 싶다. 그리하여 자칫 무위로 흘려보낼 수도 있는 시간들을 창출의 공간에 새롭게 채워나가는 무한 에너지, 그리고 그 근원을 확인해나가는 절차가 중요하다. 그런 다음 저마다의 적응력을 밑천 삼아 긍정적 에너지로 환상적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다가 영어의 몸이 되어 있는 선배정치인을 찾았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실의에 빠져있을 거라는 우려와는 달리 그는 크게 달라진 모습 없이 우리 일행을 맞았다.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민망해하면서도 위풍당당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의연하고 씩씩했다.
비결이 뭐지? 살짝 궁금했는데 그가 먼저 답을 내놨다.
“그동안 번잡하게 사느라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던 지난 시간을 성찰하며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고 있어요. 그런 기회를 갖게 돼 정말 다행인지...”
불운에 대한 방어기제가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되어 그로 하여금 삶의 여유를 지킬 수 있게 작동한 것이다.

그와 다르지 않은 처지에 놓인 정치인에게서도 비슷한 심리상태가 엿보였다. 
짤막하게 위로의 서신을 보냈더니 무지무지하게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답신이 왔다.
무엇보다 평상심을 잃게 될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반응이었다.
주어진 운명에 굴하지 않겠다는, 자유스럽지는 않지만 긍정적 에너지를 디딤돌 삼아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가 보통 단단한 게 아니었다.   심지어 자서전 출간계획까지 짜는 등 밖에서 보다 더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었다.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야무진 미래설계에 여념이 없게 만든 순응의 놀라운 에너지를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시름을 내려놓게 됐고. 

비슷한 맥락으로 박근혜 정부 각료에 인선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성공'을 지켜보고  있다.  
그의 라이프 스토리는 참으로 대단하다.  순간순간마다 어찌 그리도  절묘한  적응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   존경스런 삶이다.   특히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역사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의 뚝심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알려져 있다시피 14살 나이에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자가 된 그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빈민촌에서 정부가 지급한 식권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할 만큼  거칠고 불우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고학으로 대학(존스홉킨스대 전자공학과)을 마치고도 생활고 때문에 미 해군에 입대해 7년간 해군 장교로 핵잠수함을 타야했다.
그런 그가 30대 후반 무렵 성공한 과학자이자 경영인으로 미국 400대 부호 반열에 오르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입지전적인 라이프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오래 전 떠나온 조국의 부름을 받고 금의환향하게 되리라고는 더더군다나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이뤄낸 성공인이다. 현재의 것만으로도  최상의 삶을 보장받는 삶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모국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첫발을 떼고 있는 그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리고 기원한다.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무한 에너지로 새로운 환경을 사뿐히 안착하게 되기를.

PS;  일각에서 김 내정자의 국적 문제를 시비삼고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이중국적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시점이 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이중 국적 허용에 앞서 몇 가지 장치는 전제돼야 한다.   김 내정자의 다양한 경험은 대한민국 발전에 여러모로 이점이 될 것이다.  모국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고 싶어하는  그의  남다른 각오도  우리에겐 더없는 호조건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대한민국을 21세기 주역으로  이끌 수 있도록 그의 역량을 끌어내는 건   우리의 몫이다. 
그의  열정을 믿어보도록 하자.                                                           

(2013. 2. 19)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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