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5일 금요일

홍문종생각 - 이동흡라빈스 31


이동흡라빈스 31



살아가면서 자의든 타의든 운명을 매듭짓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때가 많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삶 자체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무엇보다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그 결과가 늘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니기에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 모두 저마다의 가슴 속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 한 줌씩을 품게 되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드디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사퇴’로 자신의 거취를 마무리 지었다는 소식이다.
‘만시지탄’, 장탄식이 절로 나온다.
열흘 전 쯤 방송에 나가 농 반 진 반 ‘아직 사퇴 안했느냐’고 얘기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결단의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그의 망설임이 아쉽다.
그는 선택을 너무 오래 끌었다. 그 바람에 출혈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인생에서 진퇴의 명분과 시기를 명확히 알고 이를 실행하려는 의지는 정말로 중요하다.
모르긴 몰라도 옛 성현들이 날 때와 들 때를 제대로 아는 처신을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새 정부 조각을 위한 인선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몇 번의 ‘경험’ 때문인지 불안감이 없지 않다. 모름지기 좋은 분들이 선택되길 바라는 마음 크지만 그 중 몇이나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일단은 청문회 검증대가 관건이다.     
그동안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인사 검증 과정에서 운명을 바꾸는 정황을 숱하게 목격했기에 한느 소리다. 실제로 나름 잘 살았다고 자부하던 삶이 하루아침에 저자거리 눈요기로 곤두박질치거나 다소 미흡했더라도 새로이 웅지를 펼칠 기회를 얻은 사례가 적지 않다. 
이동흡 사퇴 소동만 해도 그렇다. 최소한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양했다면 그렇게까지 난도질당하는 참사는 면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는 인사에 욕심을 부렸다. 자기 자신을 너무 몰랐던 탓이다. 
새 정부 인사지명자들이 경계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물론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자기에게 주어진 정황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주변 지인들에게 익명의 인물인양 자질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해보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내가 들어설 자리인지 아닌지 충분히 판단한 이후 나서도 늦지 않다.
지혜로운 처신으로 더 이상 인사지명으로 상처받는 이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얻은 타산지석의 가르침도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는,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의 결론이 아니라는, 끝없이 정진하고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들이 그것이다.
앞서의 실패들도 결국 인생을 긴장하지 않고 산 후유증에서 비롯됐다.
최소한 더 큰 미래를 염두에 둔 삶이었다면 더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을 텐데 그들은 이를 간과했다.


인생은 결코 녹록치 않다.
두려워할 줄 아는 겸허한 마음으로 제대로 살아야겠다.                                 

(2013. 2. 15)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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