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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3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장성택 몰락

장성택 몰락   

북한의 2인자, 장성택 숙청 소식이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실제  김정은은 자신의 집권을 돕던 고모부를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죄명을 씌워 무자비하게 축출하는 냉혹함을 보였다.  김정은의  권력 강화설, 비자금 쟁취설, 장성택 쿠데타와 측근 망명설과 군부 강경파 요구설 등이  장의  또 다른 실각 이유로 따라 붙고 있는데  확인은 불가능한 상태다.



장성택의 몰락은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이 3대 째 왕조세습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피의 숙청’은 절대권력 체제구축을 위한 필수 코스였다. 다만 그  정황이 갈수록 더 잔혹해진다는 점만 다를 뿐.
김정은의 몰락도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다.
마치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의 말로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다.
김정은은 아무리 뜯어봐도 ‘1대 창업, 2대 수성, 3대 멸망’의 불문율을 극복해 낼 인물로 보이지 않는다.
굳이 맹자의 ‘군자지택 오세이참(君子之澤 五世而斬)’을 들추지 않아도 그는 확실히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에 비해 미흡하다.  김일성의 따뜻하고 친근한 지도자 이미지와 김정일의 냉혹한 카리스마를 모방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워낙 취약한  본바탕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얼치기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생전의 황장엽 선생이 ‘자수성가하면서 온갖 산전수전을 겪어 아들인 김정일보다 훨씬 뛰어난 인물“이라고 세습왕조를 창업한  김일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기억이 난다.   
김정일도 오랜 기간에 걸쳐 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는 등 지도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한 편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살벌한 권력투쟁을 통해 권력을 쟁취했다는 점에서 부친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력을 세습하게 된 김정은과 여러모로 차별된다.   덜컥  절대권력을 쥐긴 했지만   한창 세상 경륜을 쌓을 나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도 벅찬 짐이었을 게 뻔하다.   
그런 김정은의 미래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문제는 김정은이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대신 무모함으로 덤비는  작금의 현실이다.  
종횡무진 ‘총질’을 남발하는  공포정치로  스스로의 무덤을 파고 있는 모습은 통제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이 얼마나 큰 폐해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북한사회에서나 가능한 이런 상황은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불행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민주주의 경험이 없는 북한의 폐쇄적 특성이 체제 유지를 도왔을 테지만 인터넷 등 첨단화된 과학 장비들이 북한을 더 이상 동토의 왕국으로 머물도록 방관할 수 없는 환경이니 한치 앞조차 어둡게 됐다.  
북한의 몰락이 불가피하다고 예견하게 되는 이유다.
우리로서는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을 맞게 되는 셈이다.  
모르긴 몰라도 북한의 몰락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몰락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와 이에 대한 준비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철부지  독재자의 오판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망치게  방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민간접촉을 늘리는 한편 남한을 중심으로 이해당사국들이 모여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논의에 앞장 서야겠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열강들이 한반도 긴장상태를 이용해왔던  국면을 감안,  이참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힘을 빌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건  어떨까 싶다.  
 한반도 평화를 당길 묘안이라도 나온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2013. 12. 11)     

...홍문종 생각      

2013년 7월 2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연평도에서


연평도에서 

  
동족상쟁의 비극, 제2연평해전이 어느 새 11주기를 맞고 있다.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하면11서 NLL 논란 때문에 조금은 뒤숭숭해진 심사를 안고 비운의 땅, 연평도를 찾았다.  
여의치 않은 기상 상태로 헬기와 함정을 번갈아 타는 번잡함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시간을 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조국의 안위를 위해 장렬히 산화한 영령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막힌 과거에 갇혀 슬픔과 분노에 시달리고  있을  주민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위안을 드리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있었다.        
 
그렇게 찾은 연평도는 생각보다 평온했다.
군부대를 방문하고 연평해전 추모탑을 찾아 묵념하고 주민들과 대화를 나눌 때만 해도 유난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저 일행들과의 일정 소화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북한으로부터 피격당한 현장을 목격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경기장 담벼락을 뚫고 지나간 상흔이 당시의 긴장감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었다.  
그 날의 혼란과 공포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우리의 통각신경을 압박했다.
죽음의 현장이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주문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거기 있었다.


전에 없는 경험의 여파였을까?  
온 종일 삶과 죽음이 동전의 앞뒷면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너무 진부해서 새로울 것 없는 이 생각이 연평도에서 시간을 보내는 내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누구도 방금 전까지 호흡을 함께 하던 형제가, 친지가, 전우가 순식간에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르는 생이별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섬에서  그런 무지막지한 우격다짐이 가까운 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건 사실이다.   
이후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할 말이 많지만  모두가 입속으로 우물거리거나 허공에 흩어지는 말 뿐이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를 생각해본다.  
뭔가?  떠나간 이들의 남은 시간이 살아남은 자의 몫으로 덧보태진 삶에는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삶과 죽음은 이념이나 철학의 잣대로 가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이에 대해 설명하려는 시도조차  불가하다는  생각이다 .   
하지만 코 앞의 북한 땅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숨만 늘어진다.   
한 형제요, 한 민족이라는 명제가 발목을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방의 영역이 아니라는 항변에도 불구하고  정녕 가까운 관계인지 먼 관계인지 조차 선뜻 규정지을 수 없는 현실이 아프다. 아무리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보아도  쉽사리 함께 담을 수 없는 어려움을 극복할  방도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땅에 묻힌 한을 모르지 않기에 미욱한 미련에 자꾸만 눈길을 던지게 되는 것 같다.   
      
 
떠나올 때도 불안정한 기류가 여전히  우리의 두려움을 쥐고 흔들었다.     
물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긴 했다.  
하지만 순간마다 존재감을 과시하는 헬기와 함정의 소음과 뒤뚱거림이 두려웠다.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회의하게 만들었다.  
그런 식으로  내 안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있었다.  
그것은 나약한 인간의 한계를 각인시키기 위한  자연의 음모에 다름 아니었다. 
  

서울 한복판에 되돌려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분주한 일과 속으로 파고드는 내 모습을 본다.  
불과 몇 시간 전,  삶과 죽음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했던 기억조차  아득해진다.   
 또 다시   7월의  역사를 시작하는 시간이다.   
'힘내자!!'                                                          

(2013. 7.  1)
 ....홍문종 생각

2013년 4월 18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인연이여, 날아라


인연이여, 날아라 


이번 4.24 재보궐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다.  
서울, 충남, 부산 등지의 우리당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응원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도 당연한  도리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더 있었다.
출마한 세 분의 후보 모두 개인적으로 인연의 무게가 적지 않은 터라 ‘미니전국투어’(!)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충남 부여청양 선거구의 이완구 후보와는 박성범 전의원과 함께 ‘지구당 위원장’ 동기로 인연을 시작한 사이다.  
문민정부 시절이었는데, 그 때만 해도 여당 지구당 위원장하면 대통령이 청와대로 불러 임명장을 주고 신문에도 대서특필될 정도로 대접을 받는 자리였다.    
그러나 기자들은 누구도 우리 셋의 정치적 미래를 밝게 전망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박성범 전의원은 그 지역 터주대감 격인 정대철 의원과, 이완구 후보는 당시 자민련 조부영 부의장과, 그리고 나는 문희상 현 민주당비대위원장과 대진표를 짜고 있었으니 당연한 전망이었다. (그러나 그 해 총선에서 세 명 모두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런 인연으로 찾아간 이완구 후보는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먼 길을 왔다며 반겼다.
그러면서 나와의 에피소드를 우리 일행에게 소개하며 덕담을 하셨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15대 국회 시절 동료의원들과 일본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 관저를 방문했던 때의 얘기였다.  당시 이완구 의원이 다리를 꼬고 앉아있던 내게 ‘곧 총리가 나오니 정좌를 하라’고 권했는데 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면 몰라도 일본 총리 앞에서 다리 꼬고 앉은 게 무슨 잘못이냐, 내 마음대로 앉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 후보는 “그 때는 홍의원이 독립운동가 후예라는 자부심과 절취부심하며 일본식민시대 관련 논문을 쓸 만큼 몸에 밴 반일정서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나를 두둔했다.
30대 혈기의 치기어린 객기였을까?
돌아보니 약간은 머쓱했지만  그래도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추억을 재생시켜주신 이후보께 감사했다.     
      
그 다음 행선지는 부산 영도, 김무성 후보 사무실이었다.
소탈하고 괄괄한 성품의 김무성 후보처럼 활기와 자신감이 넘치는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부친이 영도지역에서 40여 년간 사업체를 운영했다더니 그 영향도 있겠구나 싶었다. 언론 등에서 일찌감치  김후보의 당선을  예견하는  정서도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라 생각, 대통령 생각, 당 생각, 영도 생각' 이라고 쓴 플랜카드 문구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순간, 내 블로그의 '홍문종 생각'을 차용(?)했나 물으며 장난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김 후보와는 형처럼 친구처럼 인연을 이어온 만큼  함께 한 추억도 적지 않다.  
언젠가 손학규, 김문수 당시 의원들과 백두산에 올랐는데 흐린 날씨에 가려 천지를 보지 못하게 된 적이 있다. 그러자 김무성 의원이 “백두산은 원래 거물들이 오면 모습을 안 드러낸다는데 우리가 거물들인가?“고 해서 모두가 함께 웃었던 기억이 난다.  
또 한 가지, 부산지역 의원들끼리 묘한 경쟁의식 같은 흐름 같은 게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였다. 특히 김 후보의 독특한 면모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했다. 
 
서울 노원병은 맨 마지막으로 찾았다. 
허준영 후보는 대학동기다. 
또 과거 국회 행정자치위원으로 활동할 때는 경찰에 몸담고 있던 그를 만날 기회가 많았다. 지난 총선 때는 친구들로부터 둘 다 당선돼 공동위원장으로 홈커밍 40주년 준비를 알차게 해달라는 응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만 당선돼  외롭게 학교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가 다시 기회를 얻게 돼 기뻤다. 
‘상계동의 허준’이 되어 발로 뛰는 선거전을 펼치고 있는 친구가 믿음직스러웠다.
하지만 그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다만 이번엔 반드시 당선돼서 모교행사를 멋지게 준비하자는 격려로 표현하는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일방적으로 쏠리는 것 같지 않은 선거분위기가 내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세상 인연이 묘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이런저런 인연들로 얽힌 사람들이 주자로 나선 이번 선거는 확실히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부디 좋은 결과로 19대 국회에서 그 인연의 무대를 옮겨 교류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내 인연들이여, 훨훨 날아  어서 국회로 오시라 "
                                                      

 (2013. 4. 18)     
....홍문종 생각        


2011년 9월 25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열망의 힘

열망의 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에 품었던 핵보유에 대한 열망은 참으로 컸던 것 같다.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코드명 ‘890’)를 가동시키다 돌아가셨다.   
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움직임을 담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당시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사실들이다.  그 중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위협과 힘의 논리에 지배받던 국제사회 분위기가 박 전대통령의 핵무기 개발의지를 자극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분석한  상황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약소국 리더의 고독한 노심초사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핵을 갖고자 했던 박 전 대통령의 ‘시도’들은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뒤를 이은 5공의  핵 포기선언과 6공의 비핵선언 등도 한 몫 했다.   원자력 발전 시설에 대한 달콤한 기대감이 함께 있었다.  그렇게  우리를 핵무기 불임국 붙박이로  못박는  백기투항이   서서히 진행됐다.
 
그 때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꿈을 이뤘다면   우리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불발로 그친 박 전 대통령의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자꾸만 미련이 남는다.
핵무기로 자주국방을 실현해서 미국의 그늘을 벗어나고자 했던    그의 선택은  성공했다면  분명 우리에게  획기적인  기회가 됐을 것이다.    특히 핵의 실제적인 활용보다는 전시효과만으로도 상당한 전쟁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단언컨대 우리의 남북 대치 상황에도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커지는 것 같다.

실제로 지금까지 우리가 전쟁 등 위기 국면에 처하게 된  과정만 해도  대부분  미국과의 관계가 원인이었던  적이 많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우방국에 등 돌리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이른바 국제사회의 냉혹함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 같지도 않다. 
가쓰라-태프라 밀약으로 일제 강점기를 초래하거나 얄타회담에서 무성의한 태도로 일본 대신 한반도 분단을 주도한 것도 미국이었다. 6.25 전쟁을 부른 에치슨라인이나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에 단초를 제공한 주한미군 철수 움직임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불안한  우리의   처지나  초긴장 국면일 수 밖에 없는 남북관계의 특수상황을 배려하지 않았던 미국의 홀대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 제일  많이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응분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박 전대통령의 시해배경에 미국을 연관시킨 각종 루머들이 나름의 생명력을 유지하며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심지어 박 전 대통령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해를 당하고 결국 미국의 의도대로 대한민국 비핵화가 실현됐다는  소문이   잦아들 기미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일 거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누누이 얘기했지만 어떤 상황에서건 철저하게 이타적 입장을 고수하는 건 누구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국가 간 정치 행위에 있어서는 이타적 경지는커녕 조금 치의 손해를 감수할 의사가 없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오로지 정글의 법칙만이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법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특정한 과거의 인연조차도 현실적인 관계에서 참고사항 정도면 몰라도  사실을 가르는  결정적 기능을 기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아주  중요한 기준이고 잊지 말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과거 우방국으로서 장제석 총통과 함께 나눈 우호적 교류에도 불구하고 공산국가인 중국을 선택하기 위해 대만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의 경험을 상기하면 그 답이 명료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핵무기로 상징되는 자주국방 의지는 높이 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소멸직전의 위기 국면에서 핵무기 하나로 현란하게 국제무대를 주무르는  솜씨는  자주국방의 프리미엄을 활용한 좋은 본보기인 셈이다. 
그렇다면 소고기 파동이나 FTA 등 사회적 갈등국면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야겠다.  
좀 더 절박한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하며   주어진  생존과 미래를 준비하다보면 의외로  문제해결이 빨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박 전대통령이 품었던 미완의 꿈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다.
그가 품었던 꿈과 희망이 3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지금도 여전히  뜨거운  영향력으로  우리의 가슴을 점령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2011. 9. 26)               
                                   ....홍문종 생각            

2011년 5월 27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김정일 방중

김정일  방중
 
북한 김정일의 7일 간 방중 일정이 끝났다.
한반도 정세 완화와 비핵화 목표를 고수하고 6자 회담 재개를 희망한다는 북의 입장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통해 전해지고는 있지만 폐쇄적 특성 때문에 성과에 대한 추측이 분분하다. 특히 1년 사이에 3번째 이어지고 있는 방문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을 놓고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김정일의 이번 방중은 그동안 궁지에 몰려있던 북한의 처지를 감안할 때 식량난 등 경제적 난관 해소와 후계구도의 안정을 위한 돌파구 마련 차원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김정일과 중국의 최고 지도부가 만나 라선 특구 개발을 비롯한 북중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과 김정은 후계 구도의 실질적 인준이 논의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의 후계체제를 안정시켰고 획기적인 경제협력 계약을 매듭짓는 수완을 보여줬다. 북한이 나선특구를 통한 중국의 동해 출해권 확보에 협조하는 대신, 중국이 압록강 하구의 북한 섬 황금평에 대한 대규모 개발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 알려진 북중 경협의 골자다. 아직은 본격적인 지역 개발 논의까지 진전된 건 아니지만 동북지역 발전의 보루인 ‘창.지.투 경제권’ 개발을 추진 중인 중국의 입장에서 동해 출해권 확보를 서두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중국의 곳간에서 물자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 대신 국경에 인접한 북한 지역에 대한 사용권한을 중국이 원하는 대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를 방패삼아 북한 경제를 살려내 한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김정일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북한의 선택에 느긋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중국에게 건네지는 북한의 약속이 훗날 한반도 전체를 규제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중 경협이 중국의 동북공정 음모에 힘을 실어주는 발판으로 작용하게 된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티벳 지역 흡수로 서남공정을 성공시킨 중국의 왕성한 ‘식욕’을 생각한다면 위기상황을 어느정도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북한과 중공 사이의 핑크 빛 무드가 우리에게 치명타가 될 가능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명확한 이유다.
 
그런 차원에서 집권 이후 줄곧 북한에 강경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기조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그동안 북을 지원하던 5만 톤의 식량을 볼모로 묶어놓고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과 없이는 한 발자욱도 나서지 않겠다는 으름장이고 국회는 국회대로 탈북자 송금 시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강경 일변도의 흐름은 위험하다.
더구나 북한이 식량 때문에 우리에게 사과하거나 읍소할 일은 당분간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우리에게 맞서는 북의 요지부동이 갈수록 힘을 더해가는 모양새다. 김일성 탄일 100주년을 맞는 내년을 대비해서 최소한 1년은 버틸 정도의 준비를 해 놓았다는 얘기도 들리는 걸 보면 핵 포기를 기대하는 서방의 압력 역시 북한의 개과천선을 유도할 정도로 강력해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핵을 포기한 카다피의 비참한 말로로 인해 오히려 핵무장 강화 의지를 다지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주변 정세에 비춰 볼 때 우리의 대북정책에 좀 더 세밀한 전략적 접근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힘의 논리는 적절한 처방이 될 수 없다. 북한을 점점 중국에 밀착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한반도 통합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다 궁지에 몰린 북한이 세습에 필요한 통치기반을 위해 중국의 위성국을 자처하게 되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독일의 예처럼 정부는 강경책을 쓰더라도 학술단체나 시민단체 또는 종교단체 등이 나름대로 북한을 접촉할 수 있는 채널을 늘리는 융통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활한 남북 관계를 위해서는 우리의 통 큰 대북 원조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다양한 채널과 연락망 구축 방안 모색에 관심을 모아보자.
                                               (2011. 5. 27)                          
                            .....홍문종 생각                          

2011년 3월 8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新 손자병법

新 손자병법

며칠 전 수도권 일대에서 휴대전화와 네비게이션 등의 수신 장애로 일대 혼란에 빠진 일이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북한이 발사한 GPS 교란전파가 그 원인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해서 위성 장비는 물론 포병부대 계측기의 장애까지 유도할 정도라면 항공기나 금융망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동안 군사력에 있어 북한이 우리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자만심에 빠져있었던 우리로서는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 아닐 수 없다. 급기야 우리 정부가 북한의 GPS 전파 교란 행위에 대한 제재를 국제사회에 호소하겠다고 나선다는데 깔보던 상대에게 얻어맞고 구조를 청하는 모습이어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북한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느긋하던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면 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는데 적을 제대로 알지 못한 우리로서는 패배를 자초한 우를 범한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안보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시점이어서 인지 이번 사태를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북한의 전자전을 불안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동차나 전자 시장이 우위를 점하면서 스스로의 경제력을 과신했던 점이 화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특히 여권 내 정치권 인사들의 도를 넘는 북한 경시 의식이 내부의 문제점 해결을 간과하도록 부축인 경향이 크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탱크나 전투기 등 대칭전력은 몰라도 특수부대, 핵, 전자전 같은 비대칭전력 만큼은 북한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있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겠다.
북한의 트레이닝 상황은 우리가 예측하거나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견고하게 트레이닝 된 상태가 아닐까 싶다.
북한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정황들만으로 북한의 '포기‘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체득했다는 생각이다.

지금 전체적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실질적인 국민 만족도나 국가에 대한 헌신도가 굉장히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일정정도 정부의 대북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일방적인 퍼주기도 문제지만 무시 일변도의 강경 대응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늘에서 감 떨어지듯, 시간이 지나면 북한을 흡수통일 할 수 있게 될 거라는 계산은 시대착오적이었다는 점이 보다 명백해졌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민간단체가 구상하고 있는 많은 계획들도 다시한번 심사숙고해서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자칫 독이 올라있는 북한을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솔직히 있다. 더구나 북한 측이 이번 행사에 대해 조준사격 운운하며 반발하고 있는 만큼 자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북한을 자극하기 보다 적당히 '치고 빠지는' 지혜로운 처신이 가능한 新 손자병법이라도 강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
미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들의 첨예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대상임을 잊지 말자.
지나친 염려일지 모르겠으나 ‘중국은 북한 편을, 미국은 남한 편을 들어 줄 것’이라는 고정된 생각조차 위험할 수 있다.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계산들로 인한 변수의 고려 없이 우리의 미래를 재단할 수 없음이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내부의 문제들을 둘러보고 심도있게 고민해 볼 시점이다.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거나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꼼수나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사심을 버리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쥐어짜도 모자랄 판에 더 이상 몰염치한 모습으로 도탄에 빠진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정치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2011. 3. 8)
...홍문종 생각

2011년 2월 23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카다피 다음은?

카다피 다음은?

카다피의 오판으로 리비아 사태가 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수부대와 외국인 용병, 그리고 전투기를 동원한 카다피의 폭압적 대응에 시민 혁명군의 희생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렇더라도 카다피의 독재행각은 이제 그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역사는 결국 민중의 편에 서게 될 것이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이 나름대로의 속도로 길을 내듯 결국 신의 섭리가 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위대의 민주화를 향한 갈망을 해소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대부분 앞서의 독재자들과 비슷한 카다피의 말로를 당연시 하는 분위기 속에서 다음 차례는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있는 형국이다.

역사의 화살이 북아프리카를 넘어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엄밀하게 말하면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도 아니다. 단지 공산당을 3대를 이어 충성하는 ‘교도들’을 주축으로 퇴락한 독재주의의 명맥을 이어왔을 뿐이다.
그렇게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 온 ‘세습 왕조’가 이제 그 명운을 다한 시점에 이른 듯하다.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 같다. 북한 정보에 가장 정확한 위치에 근접해 있는 중국도 이미 북한 붕괴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중국과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현지 소식통들을 통한 것이니만큼 신뢰할 만한 정보다) 중국 언론도 북한에서 정변이 발생할 경우 중국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국 당국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중동의 반독재 민주화 시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초조해하는 북한 김정일의 근황도 듣고 있다. 김정일이 특수기동대 창설을 직접 지시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하는데 군과 보안부를 주축으로 한 내부통제 방식으로 운영하던 북한이 별도의 진압 기동대를 창설한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어쨌든 북한의 붕괴가 기정사실이라면 책임있는 국정 운영자들의 주도면밀한 대비책 마련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중국의 민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보 채널들이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데 단지 어떤 형태로 바뀔 것인가에 대한 견해만 조금씩 달랐다. 중국 공산당 내에 여야가 생기는 정도의 소극적 변화를 추측하는 반면, 미국의 연방공화제 방식 같은 파격적인 변화를 예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중국 당국이 이민족들의 상황 변화에 민감해 하고 있는 개연성에 정보원 모두가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테벳을 비롯한 몽골, 동북삼성, 신장 위그르 등 중국 내 이민족 문제의 뇌관을 건드리게 될까봐 전전긍긍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는 것이었다. 중국 내부의 갈등이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부담으로 남아있는 정황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의 민주화 동향은 북한의 상황 변화를 예측하는 판단 기준이라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중국에 대한 걱정보다는 중국 상황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력의 향배를 더 중요시 여기게 된다.
중국이 북한이나 우리와의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설정하게 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자국의 이익을 철저하게 대변할 괴뢰정권 개념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설정할 수도 있다. 또 자국의 상황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되거나 적극적인 개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우리는 어떤 외교적 스탠스를 취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경우에 따라 중국에 빗장을 거는 정책도 해답이 될 수 있겠다.

도도히 흐르는 세계사적 조류를 인간의 머리나 힘으로 막아내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니 난맥상으로 얽혀있는 현실을 조금은 더 겸허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럼에도 머리는 여전히 복잡하다. 대통령 선거와 북한의 김정은 등극 등 2012년 한반도를 무대로 예고되는 여러 정황들이 나의 고민 게이지를 쑥쑥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시대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 몫의 분량은 스스로 해결해 낼 생각이다.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겠다.

(2011. 2. 23)
....홍문종 생각

2010년 12월 24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감기 단상

감기 단상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30년 만의 최저 기온이란다.
갑자기 밀어닥친 한파에 화들짝 놀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나 역시 온종일 강추위에 떠밀리는 기분이었다.
솔직히 그동안의 겨울은 겨울답지 않았다. 한겨울 동장군의 매운 기억을 잊게 할 만큼 포근한 날씨의 연속이었다. 그런 환경에 익숙해지다 보니 모처럼 찾아든 추위에 허둥지둥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하다. 애초부터 추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번 한파로 겨울이 추운 계절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분위기다. 방한복이나 장갑, 목도리 등의 효용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기습적인 공격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기로는 북한도 다르지 않다.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을 겪으면서 북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부쩍 커진 건 사실이다.
북한을 대하는 국민인식이 확실히 달라졌다. 그동안의 무관심을 거두고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막연한 동포애로 호의를 보이던 국민감정이 많이 격해졌다. 분개 차원을 넘어 적대감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을 우리가 끌어안아야 할 ‘동족’이라기보다 물리쳐야 할 '적군‘의 개념으로 인식하게 됐다.
순전히 북의 책임이다.
몇 차례 도발로 우리에게 노렸던 꿍꿍이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북한은 실수를 한 게 틀림없다. 얻은 것 보다 잃을 게 훨씬 많은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
싸늘해진 민족 간 화해공조 분위기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감기는 정말 추울 때 보다 춥다가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 더 많이 걸리게 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외부의 자극을 이겨낼 수 있는 배경도 저마다의 극한심이 작용한 바 크다는 분석이다. 내성이 미치는 영향력의 범주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몸에 이상이 생기는 건 외적 요인보다는 일시적으로 나약해진 심신이 결정적인 발병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신자세’가 우리 삶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새삼 알겠다. 최근 곤욕을 치루고 있는 실세 인사들의 근황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보게 된다.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칠순이 가까운 나이에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천신일 세종나모 회장이나 이런 저런 설화로 전 국민 뒷담화의 단골메뉴가 되어 조롱거리로 전락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얘기다.
여당 대표, 건실한 기업가로서의 입지만으로도 능력이나 세상 처세에서 부족한 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분들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부주의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당대표이니까 말을 더 가려서 하고 대통령 친구이기에 행동거지를 더 조심했어야 했다. 주목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스스로의 영향력이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았어야 했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잘 살아오셨던 분들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한다.

감히 훈수를 둔다면, 전후사정을 잘 살펴보고 다소 수정이나 재충전의 필요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 방만해지고 복잡해진 주위 환경에 휩쓸려 주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도 살펴보았으면 한다. 야당과의 어려움(?)을 잘 극복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이른바 정치적인 봄날을 맞이하여 곤욕을 치르고 있으니...
오랜 시간 공들여 온 삶의 궤적에 오점을 남기게 된 그들의 허둥거림이 안쓰럽다.
소 잃고 뒤늦게 ‘고친’ 외양간이라도 이후 그들의 삶을 잘 인도하는 길잡이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기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추워진 날씨만이 감기 원인인 건 아닐 것이다. 위축되거나 해이해진 정신상태가 결정적일 수도 있다. 문명의 발달이 인간에게 모두 이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건 우리가 익히 경험한 바다.
난방기구의 발달은 인위적인 온도 조절을 가능하게 했다. 덕분에 우리 인간은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을 만큼 계절의 특성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추위 뿐 만이 아니다. 휴대폰이나 네비게이션 등 원하기만 하면 필요한 정보를 척척 내주는 문명의 편익은 우리로 하여금 기기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자정능력 퇴화라는 무서운 굴레를 쓰고 만 꼴이 된 것이다.

이쯤이면 인간이 문명의 이기를 부리는 주체인지 조차 알쏭달쏭해진다.
역설적이게도 문명의 발달이 '마음의 감기' 환자를 양산하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나무는 겨울에 나이테를 늘리지 않는다.
부족한 영향 상태를 고려해서 성장보다는 숙성에 비중을 두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자연의 놀라운 생태 적응력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도 이 겨울을 외적 확장에 대한 관심보다는 내공 단련의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예전에 읽으려다 미처 읽지 못하고 밀쳐둔 책을 찾거나 결론을 내지 못한 생각의 고리를 다시 풀어보는 것도 들뜨기 쉬운 연말 시즌을 현명하게 보내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실을 기하지 않으면 꽃피고 새우는 봄날, 설 자리를 잃고 방황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부터 위기의식을 마음에 새겨넣고 ‘거듭나도록’ 하자.
그렇게 마음의 감기를 치유하자.
놀라운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2010 .12.24)
....홍문종 생각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연평도 비극

연평도 비극


북한이 그동안 단골메뉴로 읊조리던 불바다 협박을 실전에 옮겼다.

연평도 일대의 민간이나 군사 시설물을 170여 발의 무차별 포격으로 아수라장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처참하게 유린된 시가지 전경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보고 있자니 마음이 여간 착잡한 게 아니다.

온 종일 만나는 사람마다 불바다가 된 연평도 걱정이지만 속수무책이어서 안타까웠다.

그 와중에 두 젊은 병사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2명의 민간인 희생도 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글로벌 시대, 국제적 협력체계를 주도할 만큼의 성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년 내내 이어지고 있는 낡은 이념과 체제의 대립으로 아까운 청춘들이 산화한 어처구니없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들은 단지 국가의 부름을 받아 소임을 다하거나 묵묵히 삶의 터전을 지켜오던 평범하고 무고한 생명들이었을 뿐이다. 그런 이들이 백주 대 낮 날벼락에 속절없이 사라질 수도 있는 대한민국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하루아침에 생때같은 자식을, 가장을 잃어버린 유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이번 일로 당국의 미숙한 행보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북한의 공격을 받고도 교전수칙 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늑장대응 등으로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확전 방지’ 초기 지시 발언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종국에는 그런 발언읗 했느니 안했느니 진실게임 국면으로까지 접어드는 양상이다. 갈수록 태산이다.

지난 1976년, 휴전선 비무장지대 판문점에서 미류나무를 절단 중이던 미군중위 2명을 도끼로 살해하고 카투사 4명에게 부상을 입힌, 북한의 도끼만행 사건 당시 초강경 대응으로 김일성에게 사과를 받아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오래 전 행적이 새삼스럽게 회자되고 있다. 그 때의 박 대통령은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즉각적인 보복은 물론 휴전선 일대를 전시체제로 돌입하는 등의 압박으로 김일성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냈었다.

현재의 미온적인 군 대응과 비교하면 분통이 터질 만하다.

거기다 작전통제권 소재를 놓고 뒤늦은 갑론을박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 같다. 불난 집에서 불을 끌 생각은 안하고 누가 불질렀는지 범인 색출에만 열을 올리는 꼴이다. 이렇게 하다간 언제 이 심란한 ‘도발 정국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하루종일 국방부장관이 국회 국방위에 불려나가 매섭게 추궁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모습에서 자꾸만 닭 쫓다가 지붕 쳐다보는 개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뒷북이 연상된다. 사후 약방문이다. 당하고 나서 경계를 강화하고 초강력 대응 운운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무고한 생명이 , 무너진 마을이 재건되기라도 하면 모를까.

사안이 간단치 않은 만큼 책임의 소재를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이 그 때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북한과 대치국면인데 내부의 갑론을박으로 에너지를 낭비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은 당면한 과제부터 풀어나가는 게 시급하다. 그 다음 누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 시시콜콜 따져볼 일이다. 신상필벌 역시 한 점 의혹 없이 깨끗한 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6.25 이후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하다. 당일 하루 요동을 치던 주식시장도 제자리를 찾으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매시간 속보형태로 긴박하게 상황을 보고하는 국내 언론이나 외신 보도, 그리고 정치권과 정부만 떠들썩하고 다급한 분위기다.

내가 만난 청년 A는 “매일 벌어지는 일 아니냐”며 심드렁한 표정이었고 중년주부 B씨는 “사재기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 어차피 전쟁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설사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특별히 피난할 상황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일갈하는 무심함을 보였다.

동요가 없으니 다행으로 여기기보다 오히려 전쟁 불감증이 우려되는 건 기우일까?

하긴 지난 60년 동안 무려 800여차례나 북한의 위협이 반복돼 왔으니 만성이 될 만하다. 문득 우리의 현실이 마치 재미삼아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을 일삼다가 정작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땐 도움을 받지 못하고 양떼를 모두 잃어야했던 양치기 소년의 불운과 닮게되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



이러다가 또 다시 우리 역사에 동족상잔의 비극을 되풀이 기록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말도 안되는 일인데 명백한 현실로 전개되고 있으니 외면만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념이나 체제 유지의 기 싸움을 위해 인간의 목숨을 담보로 잡는 구태가 존재하는 우리의 특수한 현실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겠다. 더구나 대한민국 미래의 소중한 자원인 젊은이들이 희생되고 있는 국면이다. 그 어떤 큰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반드시 사수해야 할 우리의 자원을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각오와 다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사태를 놓고 신나게 주판알을 굴리고 있을지도 모를 국제사회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 솔직히 우리에게 질시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를 주변국이 노리는 먹이감이 될까봐 늘 불안한 게 사실이다.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놀림감이 되거나 타국의 이익을 위해 국운을 함몰시키는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대한민국 국운의 융성 가능성이 실기되지 않도록 사력을 다할 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말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특히 책임있는 위치의 위정자 발언은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이나 청와대 각료들의 정제되지 않은 코멘트 남발이 걱정이다.

의도하지 않은 간단한 말실수 하나가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고 목숨을 건질 만큼 희망을 주는 빛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뜻이어도 국민과 유리된 정책은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 또한 기억하자. 자칫 국민의 싸늘한 시선 속에 고립될 수도 있음이다.

그나저나 오는 28일부터 서해상에서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한 가운데 한미간 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소식인데 더 사후약방문이 아니기를 바란다.

(2010.11.24)
...홍문종 생각

2010년 9월 28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신왕조 스캔들

신왕조 스캔들



전세계가 베일을 벗고 실상을 드러낸 북한의 신왕조 스캔들에 술렁거리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4년 만에 소집된 노동당 대표자회에 맞춰 20대 후반의 3남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하고 자신의 뒤를 이를 후계자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이로써 故 김일성 주석이 아들 김정일 위원장한테 넘겨줬던 세습권력이 손자 김정은에게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권력세습이 북한사회에서 실현된 셈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북한 사회에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와병설이 돌기는 하지만 김정일이 버티고 있고 김경희, 장성택 등 버팀목으로 나선 ‘혈연중심’의 후계 구도에 실리는 무게 때문이다.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인 중국으로서도 한반도 안정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체재를 인정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파격’에 외신들이 유례없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3대째 이어지는 세습구도나 지나치게 어린 ‘대장 동지’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의 심기 역시 착잡할 수 밖에 없다. 이제 겨우 20대 후반에 접어든 그의 ‘좌충우돌’에 따라 한반도 전체의 명운이 좌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잠이 안 온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예고되는 수순임에도 다가올 정황에 준비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 불안감을 부채질한다. 그저 남의 집 불구경 하는 식이다.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허둥지둥 나서는 것으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보다 적극적인 준비와 대책으로 위기 국면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구축해야 한다.

그토록 철두철미한 사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통일 후유증 때문에 국가적 위기에 봉착해 있는 독일의 선례가 아니더라도 북한의 변화에 임하는 우리에게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겠다.



후계구도를 통해 드러난 북한의 의중을 바라보며 3가지 변수에 대한 대비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첫째,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권력의 속성 상 결국 김정은과 그의 고모부 내외는 균열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여기에 중요한 변수가 있다고 본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군부 갈등 그리고 주민들의 민심 이반 등 심각한 북한현실로 볼 때 ‘체제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재벌가 자제처럼 성장했을 뿐, 일천한 경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김정은 자신으로부터 야기될 수 있는 변수다. 재벌의 아들이라고 다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짧은 경륜으로 과연 온전하게 체제를 통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수십 년 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르게 무리수가 너무 많은 김정은은 솔직히 불안하다.

경험이 없다는 것은 오판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가장 큰 문제는 마리 앙뜨와네트처럼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된다’는 식의 현실과 유리된 사고로 인한 '돌발적 상황'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미숙한 그가 오판으로 팽팽한 긴장 국면을 깨버리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세번째, 취약한 북한의 경제상황도 변수다.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듣게 되는 북한의 실상은 놀라움 그 자체다. 그야말로 무너져 내리는 둑을 막을 의지조차 남아있지 않은 고사 직전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감추려 해도 감출 도리가 없는 심각한 국면이 아닐 수 없다.



이상이 내가 보는 김정은을 주인공으로 한, 3대 세습 드라마에 대한 관전평이다.

아마도 대다수 사람들이 비슷한 불안감에 빠져 있을 것이다.


결국은 어떤 식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남아있는 우리 민족 차원의 문제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

더 이상 통일에 대한 찬반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려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점임을 인정하자.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상황인식에 뜻을 함께 하는 것에서 시작하자.

국가 차원에서 어떤 식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국민 계몽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0.9.28)
....홍문종 생각

2010년 9월 2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볼모를 자처하지 말자

볼모를 자처하지 말자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결과가 공표되지 않는 것은 MB와 오바마의 정치적 타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가 믿을만한 ‘러시아 친구’로부터 확인했다며 공표한 내용이니 만큼 단순히 흘려버릴 수도 없게 됐다.

그레그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고 글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과 함께 대체적으로 미국과 우리가 주도한 천안함 진상 조사결과를 불신하는 국제사회 기류를 전했다. (이러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아닌 우리가 왕따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그래그가 아니어도 지난 6월 초 한국을 방문해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 아닌 기뢰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러시아 조사단 보고서의 한글 요약본이 국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해군 전문가로 구성된 러시아 조사단은 폭발에 앞서 배가 좌초된 흔적이 있고 스크루에 엉킨 어망에 걸려 올라온 기뢰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레그는 또 천안함 사태를 기화로 가속화 되고 있는 대북제재 현상이 ‘전통적인 치킨게임’을 닮아간다고 불안해하는 우리 내부 정서도 전했다. ‘북한으로 이어지는 모든 다리를 불태우고 강경 일변도로 출구 없이 치닫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우려’하는 국내 고위 외교관의 코멘트를 인용했는데 사실이라면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바마가 이라크와의 전쟁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7년 5개월 만의 종지부다.

그러나 ‘자유의 전쟁’ 운운하며 이라크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자평하는 미국의 호들갑은 공허하다. 이 전쟁이 세계 평화를 가장한 석유확보와 군수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라크를 재물로 바친 음모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눈을 흘기는 세간의 정서를 모를 리 없건만 전쟁 종료를 알리는 미국의 표정이 순진무구하기까지 하니 어이없다.

명분없는 이 전쟁은 생각보다 더 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본능적으로 적용되는 살벌한 생존경쟁이 정의로 대접받을 수 있고 질서와 규범이 될 수 있는 국제사회의 고무줄 잣대를 생생하게 체감시킨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정서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전쟁 종료를 앞두고 자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 국민 59%가 ‘이라크와의 전쟁은 미국의 실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전쟁이 끝났어도 도탄에 빠진 이라크 국민들의 불안한 삶이 구제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쟁 때문에 피폐해진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라크 국민의 ‘속울음’이 정녕 남의 일로 끝날 수 있을지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우리만큼은.




갈수록 다극화 양상을 띠게 되면서 국제사회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은 줄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미국을 최고 우방국으로 했던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국제사회의 현실성을 염두에 둔다면 우선 당장의 대대적인 변화는 아니더라도 외교방향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인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 나름대로의 아젠다로 생존경쟁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 방안과 역량을 강구해야 한다.

과거 열강의 이해다툼의 희생양이 되었던 쓴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러시아의 천안함 보고서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식은 더없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봉합하고 감추려드는 수세적인 입장보다 적극적인 선제공격도 해법이 될수 있다는 생각이다. 무성한 소문에 휘둘려 주도권을 놓친다면 그나마 어렵게 구축한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결과가 우리의 그것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따지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확인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러시아 보고서가 자칫 우리에게 큰 타격이 될 수도 있고 대북 제제가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시각을 견지한 그레그의 주장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의 말대로라면 남북문제에 있어 우리 입장은 결코 여유롭지 않다.



이 시점에서 들리는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소식이 예사롭게 넘겨지지 않는다. (차라리 지나친 민감함 탓이면 좋겠다)

외교에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물거리다 국제정서에 휘말리게 될까 솔직히 걱정이다.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맞게 주변국을 리드하지는 못할 망정 다시 또 볼모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코 앞에서 느껴지는 백척간두의 위기감이 불안감을 부채질한다. 단순한 노파심이기를 바란다.

스스로가 아니면 누구도 우리를 대신해 줄 수 없는 비정함도 국제사회에서는 순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남북문제가 선결되지 않는 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우리 민족의 특수성을 직시하자.

그 어느 때보다 고도의 외교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절감하게 되는 이 아침이다.




(2010. 9. 2)

...홍문종 생각

2010년 6월 27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준비하자

준비하자

우루과이전에서의 석패로 월드컵 8강 진입의 꿈이 좌절됐다.

심판이 좀 더 중립적이었으면, 박주영의 첫 골이 성공했다면, 이동국의 발길질이 좀 더 정교했더라면 하는 미련은 남지만 장대비 속에서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은 대단했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최선이 녹아든 경기였기에 더 큰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한 판 승부였다고 생각한다.

욕심이 커져서 그렇지 해외 원정 사상 첫 16강 실적도 우리에게는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아쉽지만 다음 4년 후의 승리를 기약할 수 있는 희망의 저력을 확인한 셈이다.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 덕분에 생소한 국가이름이나 발음하기도 어려운 외국 축구선수들 이름을 입에 올릴 기회를 접하고 있다. 특히 대진표가 나오면 경기를 치를 상대국은 물론 감독, 선수들에 대한 기량이나 신상, 심지어 개인적인 습관이나 가족관계까지 분석해 가며 정보 입수를 위해 공을 들이는데 그 노력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토록 상대방 파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상대를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승리의 기본적 요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우리 뿐 아니라 지구촌 모든 국가가 월드컵 승리를 목표로 몇 년간에 걸쳐 피나는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현장은 대단하다. 실제로 손자는 그 병법서를 통해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적을 모르되 나를 충분히 알면 승부의 기회가 각각 반반씩이다)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 상대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움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 라는 가르침을 남긴 바 있다.



축구경기 하나를 위해서도 상대방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그토록 온갖 것을 동원하는데 국가의 명운에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는 너무 안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멀고도 가깝다는 존재감 외에 우리가 북한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인 게 사실이다. (가끔씩 북한 내 민감한 사건에 대해 대형 오보로 호들갑을 떨기 일쑤인 언론 보도만 봐도 그런 생각이 든다)

북한은 월드컵 축구에 견준다면 최고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상대다. 거기다 까다롭기까지 하다. 특히 민족의 대명제인 통일 과정에서 협상 파트너가 된다는 측면에서 더할 나위없이 중요한 존재다.

월드컵 축구는 그토록 섬세하게 준비할 수 있는 우리인데 정작 국가의 통일을 이루기 위한 필수 노정이 될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 소홀한 준비로 임하고 있다면 문제 삼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그대로 말하자면 심각하다.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하고 너무 무지한 상태인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축구에서도 지나치게 잦은 감독이나 코치의 경질은 전략의 일관성 측면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 우왕좌왕하면서 어려움을 피할 수 없게 돼 있다. .

지금 우리의 통일정책의 기저가 겪고 있는 혼란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뿐 아니라 북한 까지도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에 혼선을 빚고 있는 것 같아 그 어려움의 깊이를 헤아릴 길이 없다. 그야말로 축구를 하려는 건지 농구를 하려는 건지 감조차 못 잡는 형국인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북한의 고위층 인사가 사석에서 “한국 정부가 내용이야 어떻게 됐든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고 밀어붙여야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며 국제사회 공조의 빌미를 끌어낼 수 있는데 도대체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남한 당국 때문에 우린 더 죽을 맛”이라고 했다는 얘기가 있다.

사실이라면 큰일이다.



어제는 60주기를 맞는 6.25 기념행사로 분주하게 보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지나치게 미국의 입장에서 미국을 대변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기념사가 주는 당혹감 때문이다.

미국이 우리에게 고마운 우방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전작권 문제등을 처리 하는 것을 보면 사대주의의 망령이 활개를 치며 대한민국 미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기우이길 바라면서도 자칫하면 우리의 통일 전략에 큰 사단이 날 수도 있다는 조바심에 이 글을 쓴다.

전체 국민의 참여는 아니더라도 다수 국민의 합의가 담긴 통일정책이 한시라도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모든 국민이 한 목소리로 지지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정책을 수립해서 정권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추동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치권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 국가차원의 절대적 통일동력을 만들자는 말이다.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더해진다면 통일 추진체의 첫 단계를 건설하게 되는 셈이다.



대한민국은 자주 독립국임을 잊지 말자.
(2010 .6. 26)

....홍문종 생각

2010년 3월 29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비운의 백령도

비운의 백령도




백령도 인근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고로 연일 뒤숭숭하다. 오늘은 민간 어선에 의해 함미의 침몰위치가 발견된 이후 실종자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낭보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시간 경과에 따라 희박해지는 생존 가능성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실종된 청춘들의 안위를 걱정하면서도 사건에 대해 각양각색으로 내놓는 저마다의 이해와 해석이 어수선함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사건 직후부터 북한의 침략 가능성에서부터 심지어 자작극이라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진단이 쏟아졌던 게 사실이다. 모두들 단편적인 지식을 끌어다가 목소리를 높이고 침을 튀기며 전문가를 자처하다 급기야 자기 의견에 스스로 도취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동의하는 건 침몰된 채 침묵하고 있는 함미의 내부처럼 모든 게 불확실하고 아무도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영원히 정확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될 가능성마저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피해자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게 슬픔이 아닌 분노인 현실이 개탄스럽다.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이 지나도록 정확한 맥조차 짚어내지 못하는 관계 당국의 미숙한 대응이 피해가족의 절망을 키우고 있는 정황이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아들과 남편의 생사를 추적하는 그들의 타버린 가슴을 위로하기는커녕 불신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누굴 붙잡고 매달려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그들에게 소음일 뿐인 관계 군 당국의 앞뒤 다른 브리핑이 또 다른 의혹의 단초가 되고 있는 현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당국의 모습에서 피해자 가족이 양치기 소년의 표정을 보게 되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자칫 이번 사건을 빌미로 뭔가 얻어내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의구심을 사고 있는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 역시 지적 받아 마땅하다. 만에 하나 나름의 결론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식의 꼼수라면 앞으로 더 큰 불행한 국면을 부르게 되는 건 물론이고 앞으로 스스로의 설자리는 좁히게 하는 결과라는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서 한 점 의혹 없는 진상 규명을 언급할 정도가 됐으니 기우는 아니지 싶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각은 이해를 보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의 이해득실을 기준으로 이분화 되는 분위기다. 어느 쪽이건 예전에 비해 명확하게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말이다. 마치 작품의 평가에 있어 작가의 본래 의도와는 달리 감상자들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가중치를 둘 수 있는 것처럼 이 사건의 방향도 비슷하게 흐를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행여 아무런 노력도 없이 힘에 의해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되는 불상사가 시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솔직히 있다. 총풍이나 북풍 동원을 통해 재미를 봤던 역대 정권의 추억이 오판의 재료가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래서다. 이해에 따른 관점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비관론적 측면에 선 사람들은 ‘불신 시대의 불행’를 말하고 있다.

기왕의 정치권은 물론 신문, 방송을 비롯한 각종 언론조차 불신의 딱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고 정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상황이다. 불신이 전 국민의 의식을 지배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확산돼 있는 현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모든 것들이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간파당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더 이상 우민정치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음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조금의 능력만 가동해도 순식간에 세계 각지의 정보들을 금방 끌어다 놓고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된 시대적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진실이 최대의 무기라고 했다. 정부는 최대한 진실을 규명해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진상 규명을 최대한 정확히 하는 것이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의 가장 좋은 해결법이라고 생각한다. 혹여 이번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들이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다른 대안이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당국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서 점점 실기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져 안타깝다.




우민정치는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전략도 아니다. 오히려 자칫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뇌관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숨겨진 의도로 뭔가를 해보려다 실패했던 과거지사를 돌이켜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을 국내사정에 활용하려는 꼼수는 소탐대실일 뿐이다. 우선 당장 단기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종국에는 큰 손실을 부르게 되는 건 불을 보듯 환한 일이다. 진정으로 남북통일을 바라고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더 이상 북한을 코너로 모는 일은 지양돼야 마땅하다.



비운의 백령도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한계가 더 없이 괴로운 이 밤이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꽃다운 청춘 앞에 삼가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한다.
(2010.3.29)
. . ..홍문종 생각



홍문종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mjhong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