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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다짐
2014년, 남다른 감회로 새해를 맞는다.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참 바쁘게, 어려운 굴곡을 넘나들며 살았다. 공적인 영역이 특히 더 그랬다.
중앙정치 중심부에 있는 만큼 ‘주목’받는 삶의 연속이었다. 회의석상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퍼져나간 ‘나의 생각’들이 연일 반향을
일으키며 이슈가 됐다. 그럴 듯한 일이었지만 왜곡된 진의를 바로잡기 위한 고군분투는 물론 극도의 긴장을 감내하는 수고 역시 내
몫이었다.
다만 이런 경험을 통해 새삼 확인하게 된 일이 있다.
언론매체나 인터넷 공간의 발달로 개인의 생각을 드러낼 기회가 많아졌다 해도 ‘침묵은 금’이 여전히 우위적 가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깨달음이 그것이다.
또 하나, 도봉산과 북한산, 그리고 한강을 오가는 출근길을 사색의 보고로 삼을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꿈꾸는 세상이
어떤 건지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세월이 정말 빠르다.
작년 이맘 때 2013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2014년의 오늘을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 몰랐다.
내년 이 시간에도 예외 없이 비슷한 토로를 하게 될까? 아마도 그런 반복을 계속하다 생을 마감하는 수순이 정형화된 인간의 운명
아닐까?
생각의 타래가 길어지니 앞서 간 이들이 남긴 삶의 의미에 천착하게 된다.
어떤 평가로 저마다의 삶을 채워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진다.
그러다 자기 성찰을 통해 평판 관리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국 각자의 처신이 더 결정적이겠지만.
자신에게 붙을 평판에 민감해져야 할 이유는 많다.
결코 녹록하지 않은 삶과의 동행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노벨문학상과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 등 남다른 성공을 거두며 94세까지 치열하게 살다간 버나드 쇼조차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묘비명으로 스스로를 냉소했다.
홀대받는 평판은 더더욱 한 인간의 흔적을 처참하게 난도질하는 형국이다.
태정으로 명의 멸망을 앞당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명나라 13대 황제 만력제가 그 경우다.
글자 하나 없는 13릉 황제 공덕비를 후대의 사가들은 황제로서 남긴 업적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며 그의 부덕을 꼬집었다. 특히
그의 죽음 앞에서 누구도 곡을 하거나 눈물을 보이는 이가 없었다는 후일담은 황제를 두 번 죽였다.
여기 저기 청마의 해라고 들뜨는 분위기지만 주변정세엔 암운이 감돈다.
미국과 중국 중 택일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만만치 않고 갈수록 활동무대를 넓히는 일본 극우파들의 본심이 신경쓰인다. 남북을 두고
저울질하며 실리 챙기기에 들어간 중국의 속내도 심상치 않다,
게다가 병정놀이와 숙청놀이에 날 새는 줄 모르는 철부지 김정은은 툭하면 전쟁 운운하고 있으니 첩첩산중이다.
어떤 선택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처신이 될 것인가.
개인적으로 꿈꾸는 미래와 그의 실현을 위해 준비된 액션플랜 때문에 고민이 많지만 분명한 건 그 어떤 것도 국가적 명제를 뛰어 넘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한민국 정치를 견인하는 역할로 자리매김하는 길을 택했다.
이를 위해 겸손하고 정직하게 그리고 뚝심으로 매진해보겠다는 것이 신년 벽두에 세우는 나의 새해 다짐이다.
(2014. 1. 4)
... 홍문종 생각
돌아보자
고구려 역사를 보면 고구려 멸망 이유가 자명해진다.
후백제 등 제 명을 다하지 못한 여타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자식, 또는 형제간의 후계 다툼이 결정적 화근이 되어 권력 승계 과정에서 갈등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 공통점이 있다.
백척간두에 놓인 북한의 현실에서 고구려의 마지막 모습이 보이는 건 지나친 예민함일까?
너무 흡사해서 고구려 역사가 우리의 통일 국면에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개소문의 아들들은 후계구도를 놓고 다퉜고 급기야 그 중 하나가 중국으로 도망을 간다. 그리고 일종의 망명정부를 세우게 되는데 그 와중에 고구려는 패망하고 만다.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중국 어딘가에 도망가 있는 지금의 북한 형편과 엇비슷한 점이 많다. 중국은 그런 김정남을 나중에 조커로 쓰겠다는 음흉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고,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김정은 체제는 불안정한 기류 속에서 북한의 붕괴를 재촉하는 모습이다.
김정남의 도전이라도 받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모두들 북한의 운명을 근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어떤 형태로든 간에 북한의 붕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북한의 붕괴를 뒷받침하는 징후들이 드러나고 있는 판이다.
그렇다고 한들 북한의 멸망이 곧바로 흡수통일로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하게 될 것 같지도 않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 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고구려 영토가 당나라 지배권역으로 귀속됐고 수습 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북한 붕괴로 통일 기회가 온다고 해도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까지 상당한 노력과 대가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호재라고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카스라태프트 밀약’ 등으로 우리가 짊어져야 했던 오욕의 역사를 돌이켜봐야 할 시점이다. 그 옛날 미국과 일본이 그랬듯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한반도를 담보로 한 모종의 딜이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원래는 한 나라였는데, 영국의 수월한 중동 분할 통치를 위해 위성국 형태로 갈라져 나간 이란과 쿠웨이트의 운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힘의 논리로 지배되는 국제사회의 위계질서와 정의 구현의 실체가 거기 있다.
제대로 정신 차리지 않으면 우리의 국익과 무관하게 모든 상황들이 전개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주창한 ‘비핵. 개방 3000’ 정책만 해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크게 반대하진 않지만 통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약간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관이 주도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당초의 좋은 의도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는 한계점에 봉착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것보다 약간은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반관반민 형태의 단체 형태로 정치권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한이 보장된 구성원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나간다면 어떨까 싶다. 더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관한 국제사회의 지대한 관심(=흑심)이다.
그 관심들을 우리의 의도대로 몰고 갈 수 있는 외교적 역량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러시아와 일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일변도의 현 외교 정책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한반도 정국에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주도권 상실로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 하는 과오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저런 정황으로 볼 때 우리 현실도 북한 못지않은 위기 국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은 그 위기 상황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더구나 통일을 전후해서 벌어질 한반도의 여러 가지 부족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적지 않음을 감안할 때 그 어느 때보다 통찰력 있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부단한 노력들이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한반도 정세를 놓고 저마다의 국익에 따라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열강의 탐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특히 중국의 속셈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 같다.
사안마다의 코멘트들도 그렇지만 최근 서해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의 전복사고를 둘러싸고 안하무인으로 적반하장인 중국 정부의 억지를 보면 이미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늘 반복되고 있는 역사, 결코 간단하게 볼 일이 아니다.
가끔은 호흡을 늦추고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로움을 가져보자.
때론 바로 그 순간을 통해 역사의 발전이 이뤄질 수도 있음이다.
( 2010. 12. 22)
....홍문종 생각
신왕조 스캔들
전세계가 베일을 벗고 실상을 드러낸 북한의 신왕조 스캔들에 술렁거리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4년 만에 소집된 노동당 대표자회에 맞춰 20대 후반의 3남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하고 자신의 뒤를 이를 후계자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이로써 故 김일성 주석이 아들 김정일 위원장한테 넘겨줬던 세습권력이 손자 김정은에게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권력세습이 북한사회에서 실현된 셈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북한 사회에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와병설이 돌기는 하지만 김정일이 버티고 있고 김경희, 장성택 등 버팀목으로 나선 ‘혈연중심’의 후계 구도에 실리는 무게 때문이다.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인 중국으로서도 한반도 안정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체재를 인정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파격’에 외신들이 유례없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3대째 이어지는 세습구도나 지나치게 어린 ‘대장 동지’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의 심기 역시 착잡할 수 밖에 없다. 이제 겨우 20대 후반에 접어든 그의 ‘좌충우돌’에 따라 한반도 전체의 명운이 좌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잠이 안 온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예고되는 수순임에도 다가올 정황에 준비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 불안감을 부채질한다. 그저 남의 집 불구경 하는 식이다.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허둥지둥 나서는 것으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보다 적극적인 준비와 대책으로 위기 국면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구축해야 한다.
그토록 철두철미한 사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통일 후유증 때문에 국가적 위기에 봉착해 있는 독일의 선례가 아니더라도 북한의 변화에 임하는 우리에게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겠다.
후계구도를 통해 드러난 북한의 의중을 바라보며 3가지 변수에 대한 대비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첫째,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권력의 속성 상 결국 김정은과 그의 고모부 내외는 균열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여기에 중요한 변수가 있다고 본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군부 갈등 그리고 주민들의 민심 이반 등 심각한 북한현실로 볼 때 ‘체제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재벌가 자제처럼 성장했을 뿐, 일천한 경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김정은 자신으로부터 야기될 수 있는 변수다. 재벌의 아들이라고 다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짧은 경륜으로 과연 온전하게 체제를 통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수십 년 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르게 무리수가 너무 많은 김정은은 솔직히 불안하다.
경험이 없다는 것은 오판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가장 큰 문제는 마리 앙뜨와네트처럼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된다’는 식의 현실과 유리된 사고로 인한 '돌발적 상황'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미숙한 그가 오판으로 팽팽한 긴장 국면을 깨버리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세번째, 취약한 북한의 경제상황도 변수다.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듣게 되는 북한의 실상은 놀라움 그 자체다. 그야말로 무너져 내리는 둑을 막을 의지조차 남아있지 않은 고사 직전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감추려 해도 감출 도리가 없는 심각한 국면이 아닐 수 없다.
이상이 내가 보는 김정은을 주인공으로 한, 3대 세습 드라마에 대한 관전평이다.
아마도 대다수 사람들이 비슷한 불안감에 빠져 있을 것이다.
결국은 어떤 식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남아있는 우리 민족 차원의 문제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
더 이상 통일에 대한 찬반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려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점임을 인정하자.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상황인식에 뜻을 함께 하는 것에서 시작하자.
국가 차원에서 어떤 식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국민 계몽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0.9.28)
....홍문종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