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7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김정일 방중
2011년 3월 6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희망설계
희망설계
중국 전국인민대표(우리의 국회 기능) 2900여 명 중 38명이 억만장자라는 뉴스가 인터넷에 떴다. 그러려니 할 수도 있는 일이 굳이 해외 뉴스로까지 부각된 배경엔 중국 사회의 부패한 현실을 질타하는 시각이 들어있는 듯하다.
그렇지 않아도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는 중국 관가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꽌시’ 관행은 유명하다. 인맥으로 기존의 법질서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관행이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다섯 명만 거치면 최고위층을 접촉하는 일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부패에 찌든 특권층 부패와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으로 중국민들의 불만이 거의 폭발 직전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정이고 보니 중국 당국이 중동의 '시민혁명' 여파를 우려하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최근 원자바오 총리가 전인대회 업무보고를 통해 지도층의 부정부패 척결의지를 표명하고 분배 정책으로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등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나선 것도 민심수습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
부정부패의 어두운 고리에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총체적인 부정부패는 갈수록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급기야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흔히들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줄타기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부정부패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권력의 속성을 드러낸 단적인 표현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수없이 많은 정치인들이 담장 위에서 교도소로 추락해 영어의 몸이 되었고 지금도 적지 않은 수의 전직 정치인이 수감돼 있는 현실이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직에 있을 당시 일명 ‘함바집 대형 로비 사건’에 연루돼 파문을 일으킨 한 경찰 총수의 경우,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수뇌부들이 줄줄이 굴비 엮이듯 얼굴을 드러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아무래도 사법부 부패가 아닐까 싶다.
최근 기업회생의 고삐를 쥔 광주지법의 부장판사가 친형을 소속 관리 감사로 선임, 직권을 남용한 혐의가 알려졌는데 ‘스폰서 검사’ 사건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지만 사회적 파장은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사법부의 비리는 여타 비리와는 다른 상징적 측면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많이 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정치권과 경제계에 요구하는 도덕적 잣대는 낮은 기준치인데 반해 사법부에는 확실히 현격히 다른 국민적 요구가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그것은 사법부가 이 사회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의 하나라는 인식이 작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파문의 당사자인 광주지법 부장판사의 한심한 작태는 여러 면에서 문제를 이어갈까 걱정스럽다. 지금까지 재판정에 섰던 수많은 사람들이 법원과 판사들의 부당성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비난한다 해도 스스로를 해명할 방법이 없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언제부터 누구의 잘못으로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 불감증이 사회악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나 연일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해서 반복하는 행태는 심각하다 할 것이다.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에 가장 유해한 것은 천민정신이라고 했는데 그의 혜안에 공감한다.
부정부패, 부와 권력의 편중, 그리고 기득권의 천박한 탐욕이 지배하는 국가가 희망의 여지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시민 혁명의 시발지인 튀니지를 시작으로 알제리, 이집트 등 국민 저항에 두손을 들고 쫓겨나는 국가수반의 부패 정도가 베일을 벗길수록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현실을 통해서도 확인되는 바다. 부패한 권력을 향유하다 망명지인 낯선 이국 땅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은 필리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낙후된 필리핀 경제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현상과 같다.
중국 국민당 장제스 군대가 공산군에게 무참하게 패배한 것도, 세계 4위인 막강한 전력의 50만 월남군이 18만 월맹군에 일패도지한 것도 모두 지도층의 부정부패가 결정적 패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사회적 책무를 느끼는 나로서는 여러 가지가 고민스럽다.
한기총이나 조계종 내분으로 불거진 종교계의 권력 다툼이나 스스로를 면제해주는 ‘로비법안’을 통과시켜버린 몰염치한 국회의원들의 행각 등 어느 곳도 제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그렇더라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부정부패의 고리를 결연히 끊어 버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시작해보는 거다.
우선은 지금까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혁명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새 출발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하자.
각자의 분야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미래를 향해 시작해 보는 거다.
그렇게 처음부터 차근차근 백지 위에 대한민국의 희망을 설계해 보자.
마음을 모아보자.
(2011. 3. 6)
....홍문종 생각
2011년 2월 23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카다피 다음은?
카다피의 오판으로 리비아 사태가 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수부대와 외국인 용병, 그리고 전투기를 동원한 카다피의 폭압적 대응에 시민 혁명군의 희생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렇더라도 카다피의 독재행각은 이제 그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역사는 결국 민중의 편에 서게 될 것이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이 나름대로의 속도로 길을 내듯 결국 신의 섭리가 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위대의 민주화를 향한 갈망을 해소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대부분 앞서의 독재자들과 비슷한 카다피의 말로를 당연시 하는 분위기 속에서 다음 차례는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있는 형국이다.
역사의 화살이 북아프리카를 넘어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엄밀하게 말하면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도 아니다. 단지 공산당을 3대를 이어 충성하는 ‘교도들’을 주축으로 퇴락한 독재주의의 명맥을 이어왔을 뿐이다.
그렇게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 온 ‘세습 왕조’가 이제 그 명운을 다한 시점에 이른 듯하다.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 같다. 북한 정보에 가장 정확한 위치에 근접해 있는 중국도 이미 북한 붕괴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중국과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현지 소식통들을 통한 것이니만큼 신뢰할 만한 정보다) 중국 언론도 북한에서 정변이 발생할 경우 중국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국 당국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중동의 반독재 민주화 시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초조해하는 북한 김정일의 근황도 듣고 있다. 김정일이 특수기동대 창설을 직접 지시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하는데 군과 보안부를 주축으로 한 내부통제 방식으로 운영하던 북한이 별도의 진압 기동대를 창설한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어쨌든 북한의 붕괴가 기정사실이라면 책임있는 국정 운영자들의 주도면밀한 대비책 마련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중국의 민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보 채널들이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데 단지 어떤 형태로 바뀔 것인가에 대한 견해만 조금씩 달랐다. 중국 공산당 내에 여야가 생기는 정도의 소극적 변화를 추측하는 반면, 미국의 연방공화제 방식 같은 파격적인 변화를 예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중국 당국이 이민족들의 상황 변화에 민감해 하고 있는 개연성에 정보원 모두가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테벳을 비롯한 몽골, 동북삼성, 신장 위그르 등 중국 내 이민족 문제의 뇌관을 건드리게 될까봐 전전긍긍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는 것이었다. 중국 내부의 갈등이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부담으로 남아있는 정황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의 민주화 동향은 북한의 상황 변화를 예측하는 판단 기준이라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중국에 대한 걱정보다는 중국 상황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력의 향배를 더 중요시 여기게 된다.
중국이 북한이나 우리와의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설정하게 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자국의 이익을 철저하게 대변할 괴뢰정권 개념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설정할 수도 있다. 또 자국의 상황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되거나 적극적인 개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우리는 어떤 외교적 스탠스를 취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경우에 따라 중국에 빗장을 거는 정책도 해답이 될 수 있겠다.
도도히 흐르는 세계사적 조류를 인간의 머리나 힘으로 막아내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니 난맥상으로 얽혀있는 현실을 조금은 더 겸허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럼에도 머리는 여전히 복잡하다. 대통령 선거와 북한의 김정은 등극 등 2012년 한반도를 무대로 예고되는 여러 정황들이 나의 고민 게이지를 쑥쑥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시대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 몫의 분량은 스스로 해결해 낼 생각이다.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겠다.
(2011. 2. 23)
....홍문종 생각
2010년 12월 22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돌아보자
고구려 역사를 보면 고구려 멸망 이유가 자명해진다.
후백제 등 제 명을 다하지 못한 여타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자식, 또는 형제간의 후계 다툼이 결정적 화근이 되어 권력 승계 과정에서 갈등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 공통점이 있다.
백척간두에 놓인 북한의 현실에서 고구려의 마지막 모습이 보이는 건 지나친 예민함일까?
너무 흡사해서 고구려 역사가 우리의 통일 국면에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개소문의 아들들은 후계구도를 놓고 다퉜고 급기야 그 중 하나가 중국으로 도망을 간다. 그리고 일종의 망명정부를 세우게 되는데 그 와중에 고구려는 패망하고 만다.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중국 어딘가에 도망가 있는 지금의 북한 형편과 엇비슷한 점이 많다. 중국은 그런 김정남을 나중에 조커로 쓰겠다는 음흉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고,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김정은 체제는 불안정한 기류 속에서 북한의 붕괴를 재촉하는 모습이다.
김정남의 도전이라도 받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모두들 북한의 운명을 근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어떤 형태로든 간에 북한의 붕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북한의 붕괴를 뒷받침하는 징후들이 드러나고 있는 판이다.
그렇다고 한들 북한의 멸망이 곧바로 흡수통일로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하게 될 것 같지도 않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 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고구려 영토가 당나라 지배권역으로 귀속됐고 수습 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북한 붕괴로 통일 기회가 온다고 해도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까지 상당한 노력과 대가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호재라고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카스라태프트 밀약’ 등으로 우리가 짊어져야 했던 오욕의 역사를 돌이켜봐야 할 시점이다. 그 옛날 미국과 일본이 그랬듯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한반도를 담보로 한 모종의 딜이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원래는 한 나라였는데, 영국의 수월한 중동 분할 통치를 위해 위성국 형태로 갈라져 나간 이란과 쿠웨이트의 운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힘의 논리로 지배되는 국제사회의 위계질서와 정의 구현의 실체가 거기 있다.
제대로 정신 차리지 않으면 우리의 국익과 무관하게 모든 상황들이 전개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주창한 ‘비핵. 개방 3000’ 정책만 해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크게 반대하진 않지만 통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약간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관이 주도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당초의 좋은 의도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는 한계점에 봉착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것보다 약간은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반관반민 형태의 단체 형태로 정치권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한이 보장된 구성원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나간다면 어떨까 싶다. 더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관한 국제사회의 지대한 관심(=흑심)이다.
그 관심들을 우리의 의도대로 몰고 갈 수 있는 외교적 역량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러시아와 일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일변도의 현 외교 정책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한반도 정국에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주도권 상실로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 하는 과오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저런 정황으로 볼 때 우리 현실도 북한 못지않은 위기 국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은 그 위기 상황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더구나 통일을 전후해서 벌어질 한반도의 여러 가지 부족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적지 않음을 감안할 때 그 어느 때보다 통찰력 있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부단한 노력들이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한반도 정세를 놓고 저마다의 국익에 따라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열강의 탐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특히 중국의 속셈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 같다.
사안마다의 코멘트들도 그렇지만 최근 서해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의 전복사고를 둘러싸고 안하무인으로 적반하장인 중국 정부의 억지를 보면 이미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늘 반복되고 있는 역사, 결코 간단하게 볼 일이 아니다.
가끔은 호흡을 늦추고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로움을 가져보자.
때론 바로 그 순간을 통해 역사의 발전이 이뤄질 수도 있음이다.
( 2010. 12. 22)
....홍문종 생각
2010년 12월 15일 수요일
홍문종 생각 - 인구가 경쟁력이다
중국이 그랬듯 인도가 세계를 평정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순전히 인도가 보유하게 될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가 발휘하는 저력이다.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지만 바야흐로 인구가 국가 경쟁력인 시대적 상황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정삼각형 형태로 펼쳐진 인구분포도가 탄탄한 인도의 미래를 말하고 있다. 2025년이면 5억9000만 명이 된다는 (15세에서 35세까지의) 노동인구 현황에 확실히 그 답이 나와 있다는 생각이다. 이 노동력이야말로 인도를 세계 초강대국으로 만드는 에너지의 원천이고 조만간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한다고 전망하는 미 CIA의 시나리오나 유엔의 미래 보고서가 설득력을 갖는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2009년 현재 OECD 30개국 회원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우리 현실은 매우 비관적이다.
실제로 우리의 미래는 연 5000만 명 출산으로 1인당 1.15 출산율로 심각한 저출산 기조에 위협받고 있다. 이대로 저출산 파고를 넘지 못한다면 2800년 무렵이면 ‘종족 소멸’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산아제한을 독려하던 국가 정책이 성행했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예비군 훈련 면제를 미끼로 정관수술을 유도하거나 셋째 아이는 의료보험 혜택을 제한하는 불이익을 주면서까지 출산을 막으려했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마음이 무겁다.
인구문제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우리가 그 직접적인 대상으로 지목되고 보니 충격이 크다. 더군다나 저출산 현상이 고령화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도임을 감안한다면 사안은 더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격변을 ‘인구지진(Agequake)’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던 언론인 폴 월리스는 "투표권을 무기로 부양의무를 강요하는 노인들과 이에 반발하는 젊은이의 대결이 불가피 할 것"으로 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우선 당장 노인 대상 ‘Medicare’ 효율화로 건강보험의 재정난을 해결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오바마 정부가 성난 노인들을 등에 업고 ‘노인홀대론’으로 맞서는 보수야당의 저항에 직면해 있는 양상도 비슷한 모양새다. 물론 노인들의 과도한 연명치료 대신 아이들의 예방접종을 늘리자며 오바마를 편들고 나서는 세력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 어떤 자율적 기능이나 자연 현상이 고령 인구를 억제시키고 젊은이들의 부양책임을 해결하는 메커니즘이 형성될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한다. 노인 살해 등의 극단적인 수단이 동원될 가능성까지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러고 보면 식량이나 땔감 등이 부족했던 고대사회에서는 노인봉양 자체가 사치였다.
고령자는 굶어 죽게하는 풍속 등이 만연했다. 한정된 자원을 생산성이 높은 젊은이들에게 쓰는 게 집단 전체의 이익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공공연히 형성됐다.
실제로 고대 카스피 족은 70세가 넘으면 굶겨죽이거나 시체를 벌판에 버렸고 아프리카 대륙 원주민의 경우는 노인들을 고된 노동으로 혹사시켜 진이 빠져 죽게 하는 풍습이 횡행했다. 북극해 일대 에스키모들은 늙어서 스스로의 먹거리를 구하지 못하면 목을 졸라 죽이거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면서 버리고 갔다. 운신을 못하게 된 노부모를 자루에 넣은 뒤 나뭇가지에 매달고 활을 쏘아 죽게 했다. 한 발에 목숨을 끊으면 효자로 칭송하는 독특한 문화도 있었다.
우리의 고려장과 유사하게 노인들의 잔여 생명이 비정한 방법으로 처리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던 듯 하다.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수렁에 발목을 붙잡힌 일본이나 그리스의 사례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그리스는 퇴직자 연금 때문에 재정이 파탄됐고 일본은 노인복지의 과도한 지출로 인한 부채비율 증가로 경제대국의 자존심을 무너뜨려야 했다.
생산연령 감소로 인한 재정적자의 어두운 그늘이 우리라고 비껴갈 리 만무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에 태어난 40∼50대)의 대거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노인세대의 양적 팽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반해 정부의 정책적 고려는 여전히 답보상태니 큰일이다. 국민연금 개혁과 공무원 연금 지급 방식 수정을 통해 대비책을 세웠다고는 하지만 기금 고갈과 막대한 적자에 대한 우려까지 해소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같은 현상이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정부 차원의 현실적인 복지 정책이 시급하다.
19세기부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프랑스나 스웨덴의 경우 한 때 저조한 출산율로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었으나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 덕분이다. 출산과 양육에 대한 국가 차원의 책임을 인식하고 공공보육 지원 확대를 비롯해 출산휴가 연장, 가족 수당 지급 등의 발빠른 정책적 대응으로 위기 국면을 모면할 수 있었다.
인구사회학자 듀크대 필립 모건교수의 해법도 상당히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자녀 교육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의 교육체계를 저출산 현상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관련 세미나 등을 통해 대가족 제도의 강화와 적극적인 이민 수용을 저출산 문제 해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세대 간 동거를 통해 부모는 정서적 부양과 보살핌을. 자식들은 육아 도움으로 서로 윈윈하게 됨에 따라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지였는데 충분히 동의하는 바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는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무엇보다 자기 삶만 들여다보는 이기심을 벗는 일이 시급하다. 교감을 통한 세대 교류가 가능해야 대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조건 다산해야 한다. 그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물쭈물 미봉책으로 꼼수를 부릴 여유도 없다.
자기 위주의 생각들이 만들어 낸 부작용을 극복하고 앞으로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선 국민대각성 범사회적 운동이라도 펼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지막지한 선택을 강요당하기 전에 미리미리 대처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고 먼 미래의 일이 아니기에.
(2010. 12.15)
...홍문종 생각
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홍문종 생각 - 잔치는 끝났다
서울 G20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다.
우리로서는 역시 미국과의 FTA 협상이나 북한을 의제로 한 중국과의 대화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환율 줄다리기가 어떤 결과로 매듭짓게 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별 다른 이슈없이 끝나버린 것 같다.
확실히 ‘뜨는’ 후진타오와 ‘지는’ 오바마였다.
1년 전만 해도 환심사기 경쟁이 벌어지던 오바마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고 자신만만한 후진타오는 기세 등등한 모습으로 뉴스의 중심이 됐다.
그들의 비교되는 행보가 빠르게 재편되는 국제질서의 냉엄한 현실을 대변하는 듯 했다.
새로운 경제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민첩한 움직임이 거기 있었다.
미국을 흔들어대며 명실상부한 G2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국은 더 이상 우리의 만만한 ‘이웃’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었다. 단순히 언제 저렇게 컸나 싶어 부러웠는데 그런 중국을 옆에 두어야 하는 우리의 운명을 생각하니 그마저도 사치스러운 현실이 자각됐다.
반면에 호기로었던 팍스 아메리카나의 영화가 언제인가 싶게 영향력을 잃어가는 미국의 퇴락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우리와의 FTA 협상 과정에서도 선진강국의 너그러운 면모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자기 발등의 불이 다급해서인지 지나치게 옹색하고 옹졸한 모습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 역시 이처럼 냉혹하게 돌아가는 국제사회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자구책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우선은 외교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미국와 일본 위주로 고정됐던 외교채널을 바꾸는 시도가 있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외교상대를 찾아내고 다양한 아젠다를 발굴해서 교류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이어져야겠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척박하다. 유럽이나 브라질, 러시아 등 새롭게 관계를 구축해야할 나라들과의 외교 물꼬를 틀 수 있는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들 나라들과의 인연을 시작할 인적자원 양성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북한문제 역시 우리의 당면과제 중 하나다.
현재 북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는 중국, 미국, 일본 정도다. 특히 북한에 보이는 중국의 관심도는 날로 증가하는 형국이어서 우리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대응책이 있어야 겠다.
서울 G20 정상회의 평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데 지나치게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다.
이미 파장한 잔치상 메뉴 가지고 뒤늦게 갑론을박 해봤자 뭐가 달라지겠나.
지금 우리 처지가 쓸데없는 논란에 에너지를 소모할, 그렇게 한가한 상황도 아니지 않는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그나마 제자리를 차지하려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번 기회에 우리도 세계무대를 주도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사회통합이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화두가 아닐까 싶다.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일단의 노력들이 화두를 푸는 정답일 것이고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은 정치권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이 사회통합의 기수로 나서길 바란다.
대신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는 안된다.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으려면 지금보다 한참은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거의 개과천선 차원 쯤은 돼야 할 듯 싶다.
(2010. 11. 13)
....홍문종 생각
2010년 10월 10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10,10,10,10,10,10,10
2010년 10월 10일.
이 날은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임산부의 날이라고 한다(나는 국회의원 시절 참석했던 중국의 쌍십절 행사로만 기억 하고 있었다).
나도 몰랐는데 며칠 전 이 기념일 제정을 주도했던 안명옥 전의원의 강연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안 전의원은 doctor amo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고 산부인과 전문의, 대학 교수로 활동 하시는 분이다)
안 전의원에 의하면 2010년 10월 10일(바로 오늘)은 10이라는 특정 숫자가 세 번 겹치는 특별한 날이다. 백년에 한번인 확률로 볼 때 우리 생애의 유일하게 맞이하는 기회의 순간이기도 하다.
2010년 10월 10일 10시 10분 10초 10.
그 시각에 (정확히 말하자면 10이 7개 겹치는) 나는 일곱 사나이의 일원이 되어 도봉산 백운대에 있었다. 무슨 황야의 7인이나 된 것처럼 폼(?)을 잡고 등산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내가 오르는 산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백년 만에 한번인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자는 의미의 회합이었다.
산을 오르며 나누는 대화를 통해 우리를 스쳐가는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오늘 하루만 해도 많은 일과가 있었는데 그 역시 돌이킬 수 없는 내 생의 조각들이라고 생각하니 특정일만이 아니라 내 삶의 모든 순간순간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를 돌아보니 내 자신 일반적인 사고체계와 참 많이 다른 독특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테면 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심하고 반대로 남들에게 중요하지 않는 부분은 챙겨드는 경향이 그것이다.
물론 적당히 배합하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공감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 남들이 아무리 쉽게 동조를 해도 유독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엉뚱한 기질은 충분히 문제가 였다.
그 때문에 꽤 여러번 곤경에 처해지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까지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경우, 왜 왼쪽은 왼쪽이고 오른 쪽은 오른쪽이어야 하는 지 반복된 의문 때문에 선생님께 치도곤을 당하기도 했고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는 애국가 가사에 대해서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문제제기로 부모님을 괴롭혔던 전력이 있다.
이런 엉뚱함은 중고등학교 때에도 이어졌는데 영어시간에는 영어를 말하는데 왜 문법이 필요하냐고 억지를 부리거나 미술 선생님께는 피카소의 그림이 어째서 걸작이냐고 따지는 질문으로 튀는 문제학생이 나였다.
심지어 군대에서는 왼손 오른손을 혼동해서 난감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궁여지책으로 상처가 있는 손을 왼손으로 입력하는 식으로 좌향좌, 우향우를 겨우 구분했지만 생각하면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뭐든 이해가 안되면 용납이 되지 않았던 독특한 기질이 빚어낸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고체계는 교육자로 정치인으로 세상을 살아오면서 양보와 타협을 강요당할 수 밖에 없었던 과정을 통해 무뎌질 수도 있으련만 가끔씩 튀어나오는 괴팍스러움(대부분 숨기면서 혼자 삭히는 선에 그치기 마련이지만)이 여전한 걸 보면 천성인 가 보다.
명확하기보다 교묘한 혼합으로 대충 표현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유일한 이 순간과 내 독특한 사고체계의 절묘한 타이밍은 거의 기적이라고 할 만하다. 살얼음판을 딛는 기분으로 언제 폭발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장애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면서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최연희 부부의 동반자살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나다. 갈수록 포악해지는 사회 현상에 대해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분석과 이해가 가능한 폭넓은 공감능력 또한 내가 소유하고 있는 강점이아닐까 싶다.
오늘의 블로그는 이쯤에서 마치려고 한다.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 기록으로 여러분에게는 암호문처럼 남겨두고 싶다.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시간은 유일한 시간이고 독특성에도 불구하고 홍문종의 삶이 나름대로는 하나하나 치밀하고 심혈을 기울인 정성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아직 완성품이 되지 않았으니 마음에 안 들고 이해가 안가더라도 넓고 큰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격려해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2010. 10. 11)
.....홍문종 생각
2010년 9월 28일 화요일
홍문종 생각 - 신왕조 스캔들
전세계가 베일을 벗고 실상을 드러낸 북한의 신왕조 스캔들에 술렁거리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4년 만에 소집된 노동당 대표자회에 맞춰 20대 후반의 3남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하고 자신의 뒤를 이를 후계자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이로써 故 김일성 주석이 아들 김정일 위원장한테 넘겨줬던 세습권력이 손자 김정은에게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권력세습이 북한사회에서 실현된 셈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북한 사회에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와병설이 돌기는 하지만 김정일이 버티고 있고 김경희, 장성택 등 버팀목으로 나선 ‘혈연중심’의 후계 구도에 실리는 무게 때문이다.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인 중국으로서도 한반도 안정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체재를 인정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파격’에 외신들이 유례없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3대째 이어지는 세습구도나 지나치게 어린 ‘대장 동지’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의 심기 역시 착잡할 수 밖에 없다. 이제 겨우 20대 후반에 접어든 그의 ‘좌충우돌’에 따라 한반도 전체의 명운이 좌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잠이 안 온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예고되는 수순임에도 다가올 정황에 준비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 불안감을 부채질한다. 그저 남의 집 불구경 하는 식이다.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허둥지둥 나서는 것으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보다 적극적인 준비와 대책으로 위기 국면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구축해야 한다.
그토록 철두철미한 사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통일 후유증 때문에 국가적 위기에 봉착해 있는 독일의 선례가 아니더라도 북한의 변화에 임하는 우리에게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겠다.
후계구도를 통해 드러난 북한의 의중을 바라보며 3가지 변수에 대한 대비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첫째,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권력의 속성 상 결국 김정은과 그의 고모부 내외는 균열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여기에 중요한 변수가 있다고 본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군부 갈등 그리고 주민들의 민심 이반 등 심각한 북한현실로 볼 때 ‘체제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재벌가 자제처럼 성장했을 뿐, 일천한 경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김정은 자신으로부터 야기될 수 있는 변수다. 재벌의 아들이라고 다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짧은 경륜으로 과연 온전하게 체제를 통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수십 년 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르게 무리수가 너무 많은 김정은은 솔직히 불안하다.
경험이 없다는 것은 오판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가장 큰 문제는 마리 앙뜨와네트처럼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된다’는 식의 현실과 유리된 사고로 인한 '돌발적 상황'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미숙한 그가 오판으로 팽팽한 긴장 국면을 깨버리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세번째, 취약한 북한의 경제상황도 변수다.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듣게 되는 북한의 실상은 놀라움 그 자체다. 그야말로 무너져 내리는 둑을 막을 의지조차 남아있지 않은 고사 직전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감추려 해도 감출 도리가 없는 심각한 국면이 아닐 수 없다.
이상이 내가 보는 김정은을 주인공으로 한, 3대 세습 드라마에 대한 관전평이다.
아마도 대다수 사람들이 비슷한 불안감에 빠져 있을 것이다.
결국은 어떤 식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남아있는 우리 민족 차원의 문제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
더 이상 통일에 대한 찬반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려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점임을 인정하자.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상황인식에 뜻을 함께 하는 것에서 시작하자.
국가 차원에서 어떤 식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국민 계몽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0.9.28)
....홍문종 생각
2010년 9월 2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볼모를 자처하지 말자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결과가 공표되지 않는 것은 MB와 오바마의 정치적 타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가 믿을만한 ‘러시아 친구’로부터 확인했다며 공표한 내용이니 만큼 단순히 흘려버릴 수도 없게 됐다.
그레그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고 글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과 함께 대체적으로 미국과 우리가 주도한 천안함 진상 조사결과를 불신하는 국제사회 기류를 전했다. (이러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아닌 우리가 왕따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그래그가 아니어도 지난 6월 초 한국을 방문해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 아닌 기뢰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러시아 조사단 보고서의 한글 요약본이 국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해군 전문가로 구성된 러시아 조사단은 폭발에 앞서 배가 좌초된 흔적이 있고 스크루에 엉킨 어망에 걸려 올라온 기뢰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레그는 또 천안함 사태를 기화로 가속화 되고 있는 대북제재 현상이 ‘전통적인 치킨게임’을 닮아간다고 불안해하는 우리 내부 정서도 전했다. ‘북한으로 이어지는 모든 다리를 불태우고 강경 일변도로 출구 없이 치닫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우려’하는 국내 고위 외교관의 코멘트를 인용했는데 사실이라면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바마가 이라크와의 전쟁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7년 5개월 만의 종지부다.
그러나 ‘자유의 전쟁’ 운운하며 이라크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자평하는 미국의 호들갑은 공허하다. 이 전쟁이 세계 평화를 가장한 석유확보와 군수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라크를 재물로 바친 음모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눈을 흘기는 세간의 정서를 모를 리 없건만 전쟁 종료를 알리는 미국의 표정이 순진무구하기까지 하니 어이없다.
명분없는 이 전쟁은 생각보다 더 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본능적으로 적용되는 살벌한 생존경쟁이 정의로 대접받을 수 있고 질서와 규범이 될 수 있는 국제사회의 고무줄 잣대를 생생하게 체감시킨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정서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전쟁 종료를 앞두고 자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 국민 59%가 ‘이라크와의 전쟁은 미국의 실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전쟁이 끝났어도 도탄에 빠진 이라크 국민들의 불안한 삶이 구제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쟁 때문에 피폐해진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라크 국민의 ‘속울음’이 정녕 남의 일로 끝날 수 있을지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우리만큼은.
갈수록 다극화 양상을 띠게 되면서 국제사회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은 줄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미국을 최고 우방국으로 했던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국제사회의 현실성을 염두에 둔다면 우선 당장의 대대적인 변화는 아니더라도 외교방향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인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 나름대로의 아젠다로 생존경쟁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 방안과 역량을 강구해야 한다.
과거 열강의 이해다툼의 희생양이 되었던 쓴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러시아의 천안함 보고서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식은 더없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봉합하고 감추려드는 수세적인 입장보다 적극적인 선제공격도 해법이 될수 있다는 생각이다. 무성한 소문에 휘둘려 주도권을 놓친다면 그나마 어렵게 구축한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결과가 우리의 그것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따지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확인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러시아 보고서가 자칫 우리에게 큰 타격이 될 수도 있고 대북 제제가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시각을 견지한 그레그의 주장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의 말대로라면 남북문제에 있어 우리 입장은 결코 여유롭지 않다.
이 시점에서 들리는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소식이 예사롭게 넘겨지지 않는다. (차라리 지나친 민감함 탓이면 좋겠다)
외교에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물거리다 국제정서에 휘말리게 될까 솔직히 걱정이다.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맞게 주변국을 리드하지는 못할 망정 다시 또 볼모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코 앞에서 느껴지는 백척간두의 위기감이 불안감을 부채질한다. 단순한 노파심이기를 바란다.
스스로가 아니면 누구도 우리를 대신해 줄 수 없는 비정함도 국제사회에서는 순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남북문제가 선결되지 않는 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우리 민족의 특수성을 직시하자.
그 어느 때보다 고도의 외교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절감하게 되는 이 아침이다.
(2010. 9. 2)
...홍문종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