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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8일 목요일

홍문종 생각 - '백년전쟁' 유감


'백년전쟁' 유감



작년 대선을 앞두고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상물, ‘백년전쟁’으로 촉발된 역사논쟁은 위험천만이다.  오로지 ‘친일’과 ‘반일’, ‘독립’과 ‘자주’의 이분법적 사고로 난도질하고 있으니 오죽할까 싶다. 무엇보다 오류투성이 영상물에 의한 사회적 선동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
실제 ‘민족문제연구소’가 ‘새로운 스타일의 역사 다큐’를 표방하며 내놓은 문제의 영상물은 교묘한 편집기능이 압권이다.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들을 ‘입맛대로’ 훼손시킨 혐의가 짙다. 객관성과 사실성을 생명으로 하는 역사 다큐멘터리로서 최소한의 격도 갖추지 못했다는 핀잔도피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맷집이다. 사안을 입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단편적 지식전달에 그쳤으면서도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렇더라도 우리 근현대사를 농단했다는 지적은 조금은 아프게 받아들였으면 싶다.

‘백년전쟁’  영상에 '찍힌'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은 천하에 없는 파렴치범이고 패륜아다.
주장에 대한 합당한 근거는 물론 명확한 논리도 없이  우김질이니 얼척이 없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임시정부 자금을 빼돌려 사치를 즐긴 인간 말종, 국토분단의 주역 그리고 친일반역이다.  그것도  모자라 어린제자를 상대로 불륜을 저지르거나 하버드 박사학위 과정이 석연찮다고 압박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도 다르지 않은 대접이다. 경제부흥 업적은 오로지 미국의 경제지배로 얻은 수혜의 결과이거나 미국정부의 비판과 수정과정에 힘입어 도입된 수출위주 경제시스템 덕을 본 것일 뿐이라고 이죽거린다.  심지어 (박 전 대통령) 별명이 ‘스네이크 박’이었다며 영상 속 화면 가득 박 전 대통령 얼굴과 뱀 머리를 나란히 배치해 전직 대통령을 욕보이고자 안간힘을 쓰는 소아병적 조악함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우리가 할 일은 크게 없다. 고작 히틀러의 괴벨스가 울고 갈 만큼 현란한 조작술에 혀를 내두르며 놀라는 게 전부이지 싶다. 

물론 대한민국 건립 이후,  극단적 이념대립을 이루는 구도하에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항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격동의 소용돌이를 뚫고 반세기만에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는 자부심이나 그 성공의 과정이 출발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자기성찰 모두, 역사를 바라보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관점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이번 ‘백년전쟁’의 왜곡 행보는 확실히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진영논리가 중하고 각각의 신념이 다르다 해도 역사는 사실에 기초해야 하는 명제만큼은 저버려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무책임한 모습이니 어쩔까 싶다.  실제로 영상 곳곳에서 오류를 지적받아도 끄덕없다.   
이승만 전대통령에 대한 박사학위 관련 공격만 해도 억지의 극치다. 프린스턴 대학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어떻게 하버드 석사학위가 가능했느냐는 타박인데 개방적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석박사 통합 시스템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특히 1910년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의 영향을 받는 영세중립론’(Neutrality as influenced by the United States)은 지금까지도 각국의 학생들이 참고하고 인용하는 우수논문인데 말이다.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활용되던 아니면 말고 식의 흑색선전이 역사 다큐멘터리 영역까지 파고든 현실이 경악스럽다. 특히 젊은 층이 왜곡된 역사다큐멘터리에 현혹돼 진실이라고 믿고 있으니 큰일이다. 국사 교육이 선택과목으로 전락돼 제대로 된 국사교육, 근현대사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 원인이 크다.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방치하고 있는 교육현장이 한시라도 빨리 제자리를 잡을 수 있어야겠다.
그런데   국사 교육 못지않게 시급한 현안이 더 있다.
해외 문화재 환수를 위한 노력이 그것이다.
최근 절도범에 의해 우리나라로 밀반입된 관세음보살좌상 환수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는데 우리 문화재도 타국을 떠돌고 있는 경우가 한 둘이 아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을 기준,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는 14만9천126점으로 이 중 6.5%인 9천751점만 국내로 환수됐다. 우리 문화재가 유출된 국가는 20여개국으로 일본(6만6천295점)에 가장 많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은 미국(4만2천293점), 독일(1만792점), 중국(8천225점) 등의 순이다.
그러나 국제적으로는 문화재를 원래의 생산국에 되돌려줘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돼 있지 않다. 특히 일본은 한일협정으로 모든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터다. 결국 정치권 및 종교계, 역사학계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는 셈이다.

후손들을 위해 조상들이 남긴 역사와 문화재를 지켜내는 일은 그 무엇보다 심오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본적인 의무이자 가장 아름다운 책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여 공연한 이념대립으로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 지킴이’를 자처하기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훨씬 생산적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2013. 3. 29)
....홍문종 생각

2011년 10월 2일 일요일

홍문종 생각 - 짝퉁 원조는 일본이다

짝퉁 원조는 일본이다

독도나 동해 표기 문제 등으로 우리의 심기를 긁는 것으로도 모자랐나 보다. 
 嫌韓 분위기 조성에 나선 일본의 수상한 움직임이 갈수록 그 도를 더하는 양상이다.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날조 비방으로  한계를 넘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늘 우연히 유튜브에서 접한 동영상만 해도 그렇다.
일본 네티즌이 만든 문제의 동영상은 한일 간의 유사한 콘텐츠에 대해 무조건 한국이 일본을 모방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우리를 비하하고 있었다. 현대자동차가 혼다의 짝퉁이고 삼성이 일본 기업인 척 한다며 일본짝퉁의 천국이라는 억지로 한국 비방을 반복하는 식이었다.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 현대나 삼성의 파워를 어떻게 보고 하는 망발인지 모르겠다.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지만 적반하장 격으로 나오는 일본의 도발은 언제나 그렇듯 밉상스럽다. 좀처럼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 (지리적으로)가깝고도 (심정적으로)먼 일본과의 화해는 정말 요원한 것일까?
 
1980년대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일본을 폄훼하는  미국 교수들이 적지 않게 봤다.  
그들은 1960년대 일본 제품을 보면서 ‘일본제라 별 수 없다. 작동이 잘 안되거나 망가지기 일쑤다. 일본 제품에 뭘 바라겠느냐, 일본은 창조 능력이 없어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노벨상은 어림없는 일이고  결국 2등에 그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을  노골적으로 비하했다. 심지어 몇 몇 학자들은 전범 일본에 대해 ‘전쟁책임도 묻지 않고 국방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모방행위조차 문제 삼지 않는 미국의 지나친 관대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일도 있었다.
주판알을 튕긴 결과이겠지만 실제로 미국은 2차 대전 종료된 이후 전범 책임자인 일본 천황의 목숨을 부지시켰고 독일을 분단 상황으로 만든 것과는 달리 일본에게는 통일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시혜를 베풀었다.  말하자면  미국 덕분에  경제대국 일본의 오늘이 존재하게 된 셈이다.
이후 모방의 천재, 경제적 동물로서   일본이 펼친  눈부신 활약상(?)은 모두가 다 아는 그대로다.
그렇고 그런 식으로 문화와 산업 기술의 짝퉁 천국 과정을 거쳐   경제대국으로서의   지위를   굳혔다.
보은 차원에서였는지 인색한 본연의 모습과는 달리   미국에게만은 한없이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백인 신드롬이 거론될 정도로 미국을 배려하고 닮고자 하는 일본사회의 각별한 노력들은  백인 숭배사상의 깊은 뿌리로 환치됐다.  일본 광고에 백인 모델이 다반사로 등장하는 현상이나  요즘은 어떤지 몰라도 과거 일본 동경 대학에서  발표할 때  일어보다 영어 사용에   더 호의적으로 반응하던 일본의 젊은이들의 모습도  이런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며 일찍이 모방의 가치를 높이 산 아리스토텔레스의 선견지명에 동의한다. 결국 모방으로 시작해서 상대방을 능가하게 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창조가 창출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흐름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을 모방한 사실을 부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부끄러운 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것을 열심히 모방하고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대해 나무라는 것도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유럽 경제 모방을 모토로 근대화를 이룬 과거를 가진 일본이 우리에게 짝퉁천국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한국의 전통 식품인 불고기나 김치, 심지어 막걸리에까지 특허를 시도하는 무모함을 보였던 그들이 말이다.
왕인이나 아직기를 들먹이지 않아도 일본문화가  우리 것을 모방한 사실은 곳곳에 베낀 흔적을 감추고 있는 일본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일왕이 한국인 혈통임을  그들 스스로 인정한 사실에 이르면 갑론을박 자체가 무의미하다. 

결정적인 오류가 있기는 하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나름의 강점이 있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식민시대 일본의 수많은 악행이 있었지만 교육에 대한 일본인의 열정 같은 건 충분히 배울 만하다. 또 미국 침공을 감행한 나름의 대담함이나 자부심을 두고 취사선택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나 역시 동경대학에서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배우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접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들이    그들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나로 하여금  후학들에게 일본 국민의 우수성을 배우라고  가르치게 하는 것 같다.
토인비 말처럼 문명의 중심이 아시아를 향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는  희망을 품을  방도를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본이 됐건 중국이 됐건 한국이 됐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를 보완하고 발전시켜  모두에게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건설적인 방향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런 저런 수단을 통해 한국을 임의대로 조종하고자 하는 의도라면  일찌감치 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
머지 않아 발등을 찍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함부로 짝퉁이니 뭐니 거론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짝퉁 원조가 일본이라는 게   바꿀 수 없는 진실이 된 지 이미 오래다. 
그야말로 순리대로 살 일이다.
                          (2011. 10.  2)      
                     ....홍문종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