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국감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정치권을 바라보는 여론의 눈초리가 따갑다.
해마다 부실 국감에 대한 우려는 국감 시즌이면 도마 위에 오르는 단골 메뉴다.
그러나 같은 문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으니 큰일이다. 실제로 고성과 호통이 난무한 국감현장엔 정책 전반을 검증하려는 의지가 실종된 지 오래다. 여야 간 말싸움과 기싸움만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장이 제 기능을 할리 만무다. 불성실과 구태의 반복이 여전한 국감 현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낯 뜨거운 자화자찬으로 부실 국감을 덮으려는 꼼수로 일관할 뿐이었다. 속보이는 대응으로 매를 부르는 화를 자초한 셈이다.
나 역시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으로서 부실국감의 책임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 부담감이 있는 만큼 부실국감 대책에 대해 누구 못지않게 고민을 많이 해 왔다.
무엇보다도 ‘상시국감의 정례화’가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방대한 국감 자료를 제대로 체크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정황이다. 부실국감은 예정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국감의 상시화야말로 부실국감을 막는 좋은 처방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원의 전문성 확보도 관건이다.
상임위원회 변경이 잦은 우리 국회의 현실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소속 상임위의 잦은 변경이 국회의원들의 전문성 약화로 이어지고 부실국감을 초래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상임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인데 정부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충족될 리 있겠는가.
내 경우만 해도 현역시절, 소속 상임위가 교육위에서 행자위로 또 환노위 등으로 계속 옮겨지다 보니 공무원 그룹의 전문성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 국회의 경우 6선의 조순형 의원이 ‘법사위 전문가’로 활약을 펼치고 계시지만 대부분 전문성이 미흡한 상황이다. 자기 전공에 맞는 상임위가 한번 정해지면 내내 같은 상임위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국 의원들에 비하면 미약한 여건임에 틀림없다.
정부기관의 전문성을 능가하지 못하면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국회의원에게 ‘만능’보다는 ‘전문적’ 자질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회의원의 노력이 더 없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소속 정당의 보스나 당리당략에 따른 전략 차원으로 국감에 나서는 행위가 근절돼야겠다. 간혹 국회의원들이 국감현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언동이나 해프닝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 공천을 보장받고 싶은 욕구가 깔려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회에서 난동을 부려도 당을 위하거나 보스를 위한 거라면 거부감 없이 용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에 따라 이처럼 어이없는 과잉충성이 당 공천 보장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니 부끄럽고 서글픈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이를 방지하려면 선출직의 후보 공천이 철저한 상향식 절차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주민들이 자기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후보를 선택하게 하자는 것이다. 후보 공천에 정당의 입김이 약화된다면 국회의원들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국감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부실 국감을 막기 위해 덧붙일 게 있다면 전문위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조력 그룹을 공동으로 확충하는 방안이다.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도 반복되는 부실국감을 조장하는 요인이다. 또한 국감의 증인채택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정치적인 목적이 앞선다면 결국 국회위상만 떨어뜨리는 악재가 되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텅 빈 증인석이 신청 당사자인 의원은 물론 국회의 권위에 도움이 될 리 없다. 사안에 따라 비공개 방식 등으로 증인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럴 경우 국회 위상은 물론 효율적인 국감진행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있다.
해마다 부실국감 비난이 이어지고 이에 따른 대안 제시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은 이 마저도 당리당략에 따른 여야 정쟁의 소재로 전락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권의 개과천선이 없는 한 부실국감의 근절은 참으로 요원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대로 가다간 (부실국감)공해 제거를 위해 온 국민이 나서게 될 지 모른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2010. 10.8)
...홍문종 생각
2010년 10월 7일 목요일
2010년 8월 30일 월요일
홍문종 생각 - 無信不立
無信不立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던 40대 총리 내정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끝내 낙마했다.
총리가 되기엔 지나치게 흠집 많은 과거가 문제였다. 무엇보다 거짓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부정직성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탐욕에 대한 경계를 강조한 마이클 샌덜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힐 때만 해도총리내정자는 기개와 자신감 넘치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정작 그는 자신의 삶을 정의롭게 관리하지는 못했다. 아무도 그의 장밋빛 미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스스로의 삶에 발목을 붙잡힐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터다.
그가 사퇴의 변으로 남긴 ‘無信不立’이 새삼스러운 무게로 이목을 끈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깨달았다면 그의 입신양명이 순조로웠을까?
며칠간 떠들썩했던 것과는 달리 또 다른 총리 후보와 장관감의 자질을 검증해야 하는 후속 청문회는 형식적으로 끝나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이미 전쟁이 끝나 공격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 모두 후속 총리 인선에 그다지 관심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일정치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 본래의 취지가 퇴색된 청문회제도에 대한 보완 조치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청문회는 원래 고위공직자 후보의 국정철학이나 각 분야별 추진사업의 소신 등을 검증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그런데 작금의 청문회는 모든 국민들에게 제대로 살아온 자신의 행적을 담보로 앞으로 맡은 직책을 어떤 식으로 운영해보겠다는 경쟁력을 내보이는 본래의 목적은 아랑곳없이 복마전 양상을 띤 인간도살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 결과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통과하지 못한 대로 통과한 사람에게도 상처만 남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정책 질의는 간 곳 없고 후보자 비리에 관련된 의혹제기나 이를 추궁하는 목소리, 그리고 거짓말 답변이 난무하는 19금 화면이 된 지 오래라는 소리다.
그래도 청문회 대상이 될 정도면 대부분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인재그룹이다. 걔 중에는 미래를 향해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의 롤모델로 자리잡은 인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청문회 검증대를 거치면서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까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명색이 고위 공직에 앉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면면이다. 그런데도 절제하지 못하고 ‘범죄자’ 수준의 탈불법을 불사하면서까지 탐욕을 부리는 모습이 안방에 중계되고 있는 판이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 심정은 오죽할까 싶다.
자칫 그들의 오염된 행적이 국가 전체의 도덕 불감증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청문회 과정을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낱 노래자랑이나 퀴즈대결도 여러 번의 예선 절차를 거쳐 본심에 오른 사람들만 공중파를 탄다. 하물며 국가 대사라고 할 수 있는 고위 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다.
고위 공직후보가 청문회 석상에 얼굴을 내밀기 전 도덕성을 비롯한 개인적 자질 검증을 위한 예선전을 별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도덕적 하자가 있는 청문 후보는 막을 수 있는 예비 청문회 개념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을 침해하자는 의도는 없다. 다만 인재등용의 과오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사전 절차를 거치자는 소리다. 국민에게 선보이는 후보만큼은 도덕성 문제로 시비 대상이 되는 일 자체는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고교 시절의 주차위반 경력까지도 문제를 삼는 미국의 엄격한 공직 인선 기준은 진실로 부러운 사회적 합의다. 그토록 까다로운 사전 절차를 거치는 만큼 청문회 석상에서 낯 뜨거운 설전이 오가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테니 말이다. 우선은 후보 당사자부터 결격사유를 가지고 있다면 아예 무모한 욕심을 내지 않고 알아서 빠지는 점도 우리와 다르다. 아무리 뒤가 구려도 일단은 잡아떼고 거짓말로 덮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대비된다.
그렇게 해서 자리에 오른 들 제대로 된 명예나 권위를 갖게 될 리 만무다. 그런데도 움켜 쥔 주먹을 풀 생각을 하지 않는 공직후보들의 모습이 그렇게 추하고 몰염치하게 보일 수 없다. 최소한 국민이 느낄 자괴감만이라도 안중에 있었다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청문회를 당리당략을 위한 정략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생각은 위험하다.
온갖 설화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장에 ‘당첨’된 조현오 후보를 놓고 여야가 주고받는 속 들여다보이는 설전에서도 그 기류가 감지된다.
후보는 명확하게 차명계좌 여부를 밝히라는 성화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내내 알쏭달쏭한 태도를 견지했다. 여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노전대통령의 차명계좌에 관한 조청장 발언이 사실이기 때문에 청문회를 통과했다’고 말을 얹었다. 야당 역시 특검을 요구하면서도 그다지 대차게 밀어붙이는 기세가 아니다. 손학규 전대표가 '부관참시'라고 목청을 높이고 유시민 전의원은 뜸들이는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을 향해 '철없다'고 일갈하며 선동정치를 벌이고 있지만 공허함만 키울 뿐이다.
갈수록 국민 의혹만 부풀리는 대응은 전직 대통령이나 현직 대통령 모두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적당히 눙치며 몰아갈 사안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전직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야당도 원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검을 비롯한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제대로 규명돼야 할 일이다. 일이 불거져 나온 이상 그냥 덮고 지나 갈 수 없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그런데도 표류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이대로 가다간 신뢰를 잃은 의회정치가 표류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리당략의 늪에서 실종되고 있는 의회정치의 암담한 현실이 보인다.
무신불립의 경고는 국회의원들에게도 뼈아픈 얘기임을 각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누구를 위한 청문회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 변화를 주지할 필요가 있다. 청문위원으로 나온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며 오직 당리당략과 본인들의 의원직 유지에만 관심이 몰려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정황을 놓치지 말라는 소리다.
좀 더 품격있는 질의와 답변이 오가는 이상적인 공직자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고 싶은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발등의 불이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2010. 8. 31)
....홍문종 생각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던 40대 총리 내정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끝내 낙마했다.
총리가 되기엔 지나치게 흠집 많은 과거가 문제였다. 무엇보다 거짓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부정직성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탐욕에 대한 경계를 강조한 마이클 샌덜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힐 때만 해도총리내정자는 기개와 자신감 넘치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정작 그는 자신의 삶을 정의롭게 관리하지는 못했다. 아무도 그의 장밋빛 미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스스로의 삶에 발목을 붙잡힐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터다.
그가 사퇴의 변으로 남긴 ‘無信不立’이 새삼스러운 무게로 이목을 끈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깨달았다면 그의 입신양명이 순조로웠을까?
며칠간 떠들썩했던 것과는 달리 또 다른 총리 후보와 장관감의 자질을 검증해야 하는 후속 청문회는 형식적으로 끝나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이미 전쟁이 끝나 공격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 모두 후속 총리 인선에 그다지 관심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일정치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 본래의 취지가 퇴색된 청문회제도에 대한 보완 조치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청문회는 원래 고위공직자 후보의 국정철학이나 각 분야별 추진사업의 소신 등을 검증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그런데 작금의 청문회는 모든 국민들에게 제대로 살아온 자신의 행적을 담보로 앞으로 맡은 직책을 어떤 식으로 운영해보겠다는 경쟁력을 내보이는 본래의 목적은 아랑곳없이 복마전 양상을 띤 인간도살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 결과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통과하지 못한 대로 통과한 사람에게도 상처만 남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정책 질의는 간 곳 없고 후보자 비리에 관련된 의혹제기나 이를 추궁하는 목소리, 그리고 거짓말 답변이 난무하는 19금 화면이 된 지 오래라는 소리다.
그래도 청문회 대상이 될 정도면 대부분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인재그룹이다. 걔 중에는 미래를 향해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의 롤모델로 자리잡은 인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청문회 검증대를 거치면서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까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명색이 고위 공직에 앉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면면이다. 그런데도 절제하지 못하고 ‘범죄자’ 수준의 탈불법을 불사하면서까지 탐욕을 부리는 모습이 안방에 중계되고 있는 판이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 심정은 오죽할까 싶다.
자칫 그들의 오염된 행적이 국가 전체의 도덕 불감증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청문회 과정을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낱 노래자랑이나 퀴즈대결도 여러 번의 예선 절차를 거쳐 본심에 오른 사람들만 공중파를 탄다. 하물며 국가 대사라고 할 수 있는 고위 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다.
고위 공직후보가 청문회 석상에 얼굴을 내밀기 전 도덕성을 비롯한 개인적 자질 검증을 위한 예선전을 별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도덕적 하자가 있는 청문 후보는 막을 수 있는 예비 청문회 개념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을 침해하자는 의도는 없다. 다만 인재등용의 과오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사전 절차를 거치자는 소리다. 국민에게 선보이는 후보만큼은 도덕성 문제로 시비 대상이 되는 일 자체는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고교 시절의 주차위반 경력까지도 문제를 삼는 미국의 엄격한 공직 인선 기준은 진실로 부러운 사회적 합의다. 그토록 까다로운 사전 절차를 거치는 만큼 청문회 석상에서 낯 뜨거운 설전이 오가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테니 말이다. 우선은 후보 당사자부터 결격사유를 가지고 있다면 아예 무모한 욕심을 내지 않고 알아서 빠지는 점도 우리와 다르다. 아무리 뒤가 구려도 일단은 잡아떼고 거짓말로 덮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대비된다.
그렇게 해서 자리에 오른 들 제대로 된 명예나 권위를 갖게 될 리 만무다. 그런데도 움켜 쥔 주먹을 풀 생각을 하지 않는 공직후보들의 모습이 그렇게 추하고 몰염치하게 보일 수 없다. 최소한 국민이 느낄 자괴감만이라도 안중에 있었다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청문회를 당리당략을 위한 정략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생각은 위험하다.
온갖 설화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장에 ‘당첨’된 조현오 후보를 놓고 여야가 주고받는 속 들여다보이는 설전에서도 그 기류가 감지된다.
후보는 명확하게 차명계좌 여부를 밝히라는 성화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내내 알쏭달쏭한 태도를 견지했다. 여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노전대통령의 차명계좌에 관한 조청장 발언이 사실이기 때문에 청문회를 통과했다’고 말을 얹었다. 야당 역시 특검을 요구하면서도 그다지 대차게 밀어붙이는 기세가 아니다. 손학규 전대표가 '부관참시'라고 목청을 높이고 유시민 전의원은 뜸들이는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을 향해 '철없다'고 일갈하며 선동정치를 벌이고 있지만 공허함만 키울 뿐이다.
갈수록 국민 의혹만 부풀리는 대응은 전직 대통령이나 현직 대통령 모두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적당히 눙치며 몰아갈 사안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전직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야당도 원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검을 비롯한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제대로 규명돼야 할 일이다. 일이 불거져 나온 이상 그냥 덮고 지나 갈 수 없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그런데도 표류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이대로 가다간 신뢰를 잃은 의회정치가 표류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리당략의 늪에서 실종되고 있는 의회정치의 암담한 현실이 보인다.
무신불립의 경고는 국회의원들에게도 뼈아픈 얘기임을 각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누구를 위한 청문회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 변화를 주지할 필요가 있다. 청문위원으로 나온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며 오직 당리당략과 본인들의 의원직 유지에만 관심이 몰려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정황을 놓치지 말라는 소리다.
좀 더 품격있는 질의와 답변이 오가는 이상적인 공직자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고 싶은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발등의 불이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2010. 8. 31)
....홍문종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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